■ 북핵 문제, 美-中 정상회담 핵심 의제로 떠올라
북한이 6일 한국 정부에 개성공단 정상화를 포함한 남북 간 현안을 담은 포괄적 회담을 제의하면서 7, 8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관련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세계 주요 언론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한반도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고 일제히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글로벌 인사이트’ 칼럼에서 “한반도가 한국전 정전협정 60년 만에 또다시 국제문제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6·25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주된 관심이 베트남 동유럽 중동 아프가니스탄으로 이동했다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한반도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올해 2기 출범 이후 한반도 긴장 완화와 대화 분위기 조성에 한국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해 왔다. 따라서 남북대화 분위기는 이런 주문이 성사된 것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시 주석이 최룡해 북한 특사를 만나 대화 필요성을 강조한 직후에 북한이 대화를 제의한 것이어서 중국도 체면을 세운 형국이다.
하지만 이번 남북대화 자체가 미중이 요구하는 비핵화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북한이 남북대화와 비핵화대화는 별개라고 선을 긋는 한미 균열 전략을 내세울 소지가 크기 때문에 미중 정상회담은 남북대화를 지지하면서 동시에 북한에 비핵화를 촉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대화가 비핵화대화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는 강한 톤의 촉구가 나올 수도 있다.
한편 5일 시 주석이 멕시코 방문 중 의회 연설에서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는 논어(論語)에 나오는 구절인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을 화두로 꺼내 화제가 되고 있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미국 방문 직전에 꺼낸 것이 의미심장하다.
‘서로 평등하게 대하자’는 취지의 ‘신형대국관계’라는 말은 중국이 미국에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부상을 억누르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력을 가한다고 보고 있다. 그런 만큼 미국을 향한 메시지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즉,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자국의 위상을 인정하면서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는 ‘대국 관계’를 만들자는 속내가 반영됐다는 지적이 있다.
워싱턴=정미경·신석호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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