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바다. 사진제공|에버모어 뮤직
록밴드 시나위 출신 김바다가 최근 데뷔 17년 만에 첫 솔로앨범 ‘엔. 서프 파트 원’을 발표하고 활동에 나섰다.
임재범 김종서 등을 이어 1996년 시나위 5대 보컬로 데뷔한 김바다는 1999년 시나위를 떠난 후 나비효과, 더 레이시오스, 아트 오브 파티스 등의 밴드를 잇달아 결성하며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음악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매력적인 목소리와 강렬한 카리스마로 음악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그의 인지도와 ‘팬 충성도’를 감안하면 상당히 늦은 솔로앨범이다. 김바다는 “인생에 있어 할말이 있을 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그동안은 밴드 음악에 미쳐 있었다”고 했다.
“아티스트의 생각이 솔직하게 표현되고, 아티스트의 오리지널리티(독창성)가 담긴 음악을 찾기 힘들다는 생각”과 “‘선배니까 할 수 있는 음악’을 후배들에게 한 번 보여주고 싶은 생각”에 김바다는 솔로앨범을 서두르게 됐다. 온통 아이돌 댄스음악뿐이고, 팔기 위한 음악이 난무하는 가요계 상황이 김바다의 솔로앨범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 앨범엔 다채로운 구성과 보컬로 짜릿함을 주는 록 넘버 ‘엔. 서프’, 업템포의 베이스 리프가 흥겨움을 주는 팝 록 ‘서칭’, 유려한 멜로디를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큰 스케일의 편곡으로 담아낸 록발라드 ‘베인’, 복고풍의 키보드 연주와 전자음의 조화가 따스한 느낌을 주는 ‘푸르게 떠나’ 등 5곡이 담겨있다.
“나의 솔로앨범은 대중과 대화를 하자는 의미다. 내가 생각했던 인생의 가장 큰 숙제, 우리의 현실과 풀어야할 일들, 현실에 대한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것…. 현실은 좋지 않아도 생각만 바꾸면 약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고, 천국과 지옥도 종이 한 장 차이다.”
여러 밴드를 하면서 곡을 만드는 전 과정을 책임졌던 김바다는 이번에는 작사, 작곡에 충실했고 편곡은 외부 편곡자에게 맡겼다. 영국밴드 콜드플레이가 자작곡을 선보이다 브라이언 이노(Brian Eno)라는 ‘사운드의 혁신가’를 프로듀서로 받아들이면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 것을 지켜본 김바다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잘하는 것을 이끌어내서 시너지를 내고 싶”은 이유였다.
이번 솔로음반에서 “부드러운” 음악을 담은 김바다는 이후에는 다시 강렬한 사운드로 음악적 실험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하드록이나 개러지 록처럼 러프하고 정제되지 않은 록을 계속 고수할거다. 이런 음악이 나와 더 잘 어울린다. 그리고 정지하지 않고 질주하는 것이 더 섹시한 것이다. 하하.”
그는 현재 ‘세집살림’을 하고 있다. 솔로가수 김바다와 아트 오브 파티스, 더 레이시오스가 그것이다. 솔로가수로는 8월초 열리는 ‘2013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출연하고, 일렉트로 펑크밴드 ‘더 레이시오스’로는 7월 말 ‘2013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출연한다. 사이키델릭 펑크밴드 ‘아트 오브 파티스’로 다시 ‘2013 부산 록 페스티벌’에 나선다. 30일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에서 열리는 김바다 콘서트는 ‘세집살림’을 압축적으로 볼 수 있는 무대다.
“세집살림이 힘들기보다 재미있다. 욕심이 많아서 한 가지만 하면 다른 것에도 계속 욕심이 난다. 김바다 솔로는 메시지가 있고, 음악이 와이드 하고, 인간적인 냄새가 풍기는 음악이라면, 아트 오브 파티스는 뜨겁고 폭발하고 거칠고 원초적인 음악이고, 더 레이시오스 춤추기 좋고 패셔너블한 음악이다.”
“좋은 에너지이기 때문에 앞으로 음악 만드는데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영감이 많이 떠올라 이미 곡도 많이 써놓았다. 김재중을 통해 패셔너블하고 트렌디한 음악에 대한 욕심도 더 생겨났다. 나는 현재의 가장 핫한 음악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젊은 가수들이 곡을 의뢰하면 얼마든지 기꺼이 줄 수 있다.”
꾸준히 실험적 행보를 보여운 김바다는 앞으로는 “감정적으로 풍부한 음악”을 많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