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인/셰릴 샌드버그 지음/안기순 옮김/328쪽·1만5000원/와이즈베리
이 책은 ‘페이스북의 2인자’로 불리는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44)가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에게 보내는 조언을 담았다. 하버드대 경제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매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미국 재무장관 비서실장, 구글 부사장을 지내며 승승장구해 온 그도 아이 둘을 키우며 많은 고민에 부닥쳤다. 그와 여성 동료들의 경험담이 흥미롭다.
모유 수유를 했던 그는 구글에서 일할 때 사무실 문을 잠그고 전화회의를 하면서 유축기로 모유를 짰다. 수화기 너머로 동료들이 뭔가 삑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면 “거리에 소방차가 지나갔다”고 대처하는 수밖에 없었다. 원래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사무실에서 일했지만 아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남몰래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 반이면 숨어서 퇴근했다. 업무 보충은 집에서 아이를 재운 뒤 늦은 밤과 새벽을 활용했다. 그러다 직장에서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샌드버그는 누군가가 자신에 대한 험담을 퍼뜨려 힘들었을 때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앞에서 결국 눈물을 보였다고 고백한다. 저커버그는 그를 안아주었다.
저자는 일터에서 남녀의 성향 차이와 남녀 불평등에 관한 통계 및 연구 사례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한다. 신문이나 연구서에 익히 나온 그런 얘기는 빼고 저자의 경험담을 더 넣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연봉 2620만 달러(약 290억 원)를 받는 부유한 워킹맘의 이야기가 평범한 여성들의 공감을 얼마나 살지는 모르겠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