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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급물살]6·15 10·4 5·24… 다시 주목받는 ‘숫자’들

입력 | 2013-06-08 03:00:00

DJ-盧-MB정부 대북 합의-제재안
장관급회담 테이블에 오를듯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과거 남북관계의 이정표가 됐던 ‘숫자’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대화의 모멘텀(계기)으로 삼은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 결과로 탄생한 ‘6·15 공동선언’(2000년)이다. 북한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한 듯 7·4 남북공동성명(1972년)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6·15와 7·4공동선언 모두 외세를 배격하고 자주적으로 통일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 핵심적 내용”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로 나온 ‘10·4 공동선언’(2007년)의 이행을 남한에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10·4 선언에는 남북 간의 경제협력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은 시급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화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개성공단 정상화를 최우선 순위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남한의 당국 간 대화제의를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에 대한 일종의 보상으로 이명박 정부가 2010년 천안함 폭침 등을 이유로 취한 ‘5·24 대북 제재 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남한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복귀한다’고 약속한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2005년)을 준수하라고 요구해나갈 공산이 크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도 6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이행해야 진전된 대화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남북 대화에서 ‘비핵화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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