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물 박사’ 한무영 서울대 교수
“서울대 220개 모든 건물 녹지로 바꾸면 에너지 먹는 하마란 오명 벗을 수 있어”
한무영 서울대 교수가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서울대 35동 옥상에서 옥상녹지가 가져온 에너지 절감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35동 옥상에서 만난 한 교수는 “옥상녹화 사업은 에너지 문제 해결의 중요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 건물의 옥상 2016m² 중 840m²를 녹지로 바꿨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이 건물 옥상의 콘크리트 바닥 온도는 50도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꽃밭 위 온도는 24, 25도 수준에 머문다. 이 차이는 건물 내 냉방에너지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 한 교수는 35동 옥상을 녹지로 바꾼 덕분에 여름철에 이 건물을 냉방하는 비용이 월 21만 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서울대의 220개 건물 옥상을 모두 녹지로 바꾸기만 해도 서울대는 ‘에너지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수(水)처리 전문가였던 한 교수는 2000년 가뭄대책을 연구하다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빗물에서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에는 대표적 ‘물 부족 국가’인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의 학교와 빈민촌에 ‘빗물 탱크’를 설치했고, 같은 해 6월에는 총 10가구가 사는 전남 신안군 기도의 식수 문제도 해결해 줬다. 한 교수와 신안군은 최근 오스트리아의 에너지글로브재단이 주는 세계적 권위의 환경상인 ‘에너지 글로브 어워드’를 수상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