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 회담 격식 깬 8시간의 만남… 불참한 미셸, 펑리위안에 편지 보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미 캘리포니아 주 랜초미라지 휴양시설 서니랜즈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갖기 전 산책을 하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선물한 벤치에 앉아 대화하고 있다. 벤치에는 영어로 두 정상이 회담한 날짜가, 중국어로 벤치가 캘리포니아산 삼나무로 제작됐다는 내용이 새겨졌다. 랜초미라지=신화 연합뉴스
회동 내내 두 정상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 오전 9시경 통역만을 대동한 채 시 주석과 단둘이 와이셔츠 차림으로 산책을 했다. 산책길에는 시 주석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산책로에 있는 나무 벤치를 가리키며 “당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산(産) 삼나무로 특별 제작한 이 벤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라는 문구와 함께 회동 날짜가 적혀 있었다. 시 주석은 중국으로 이 벤치를 직접 공수해 갔다.
7일 만찬은 두 정상이 본격적으로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흥을 돋우기 위해 시 주석은 직접 중국 전통 술 ‘마오타이(茅臺)’를 따서 술을 따르며 건배를 했다. 또 중국 시골에서 태어나 문화혁명 기간에 자란 경험을 얘기하며 자신의 정치적 철학을 설명하기도 했다. 만찬 메뉴는 미국식으로 마련됐으며 유명 요리사인 보비 플레이가 직접 조리했다. 바닷가재와 포터하우스(허리 등심) 스테이크, 디저트로는 체리 파이가 나왔다. 방미 기간에 보여준 시 주석의 발언 스타일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7일 회담 모두발언과 기자회견 때 메모 한 번 보지 않고 즉석에서 연설해 중국 전임 지도자들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리더라는 이미지를 미국인에게 각인시켰다.
회담 기간 내내 모습을 보이지 않은 펑 여사는 8일 회동 마무리 직전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차를 마신 것이 공식 일정의 전부였다.
랜초미라지=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