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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외국인 150만 명 시대, 우수 인재 모여드는 나라로

입력 | 2013-06-11 03:00:00


결혼 이민이나 유학, 일자리를 찾아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5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거주자 100명 가운데 3명꼴로 외국인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03년 약 68만 명에서 10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서울 이태원이나 경기 안산시 같은 외국인 밀집지역이 아니더라도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외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다문화, 다인종 사회로 바뀌고 있다.

한국은 빠른 속도로 저(低)출산과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7년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해 경제활동의 주축인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감소가 우려된다. 노동력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2030년엔 300만 명(인구의 6% 정도)의 이민자가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순혈주의만 고집하기도 어렵다.

우리 사회에는 약 15만 명의 결혼 이민자와 70만 명으로 추정되는 다문화 가족이 살고 있다. 최근 ‘리틀 싸이’로 알려진 황민우 군에 대한 악성 댓글 논란에서 보듯이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이 아직 남아 있다. 다문화 자녀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갖고 훌륭한 인재로 커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효율적인 정책 수행을 위해 이민청 같은 총괄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다문화 시대에 사회 통합은 풀기 힘든 과제다. 관대한 이민 정책과 탄탄한 복지 제도를 갖춘 스웨덴도 최근 저소득층 이민자들의 폭동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단순 제조업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다 보니 빈부 격차가 커지고 이민자가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다. 값싼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하면 기술 숙련도가 낮은 내국인은 일자리를 잃고, 이주 노동자는 저임금에 시달리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최근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은 해외의 고학력 숙련 근로자를 유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도 해외의 우수 인재들이 이민 오고 싶어 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창조적인 인재의 이민이 늘어나야 국가 경제에 활력이 생기고 내국인과의 소득 격차도 줄어든다. AT&T, 애플, 구글 같은 미국의 500대 기업 가운데 41%는 이민 1세대나 2세대가 설립한 회사다. 시리아계 이민 2세대인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같은 창조적 인재가 한국의 다문화 가정에서도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