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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기획/어린이집, 왜 이 지경 됐나]‘영리-비영리 경계’ 어린이집 딜레마

입력 | 2013-06-11 03:00:00

민간어린이집 늘릴때 사업 뛰어든 원장들
“나도 자영업자” 보조금 전용 유혹에 빠져




민간 어린이집 원장들이 보조금 전용 유혹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어린이집 운영이 자영업과 비영리사업의 경계에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사업 목적으로 어린이집을 시작한 원장이 많은데 2005년 보육료 정부 지원제 단계적 도입 등 무상보육 정책 강화로 정부의 지원과 규제를 받는 공공 영역에 편입되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딜레마는 1990년대 들어 급증하는 보육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정부가 저리 융자 등을 통해 민간 어린이집을 양산한 결과이기도 하다. 1995년 3000여 개에 불과했던 민간 어린이집은 2004년에는 1만2200여 개로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민간 어린이집이 이만큼 증가하는 동안 국공립 어린이집은 1029개에서 1349개로 300여 개 느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어린이집 4만2527곳 가운데 민간 어린이집은 90%에 가까운 3만7000여 곳에 달한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장진환 정책위원장은 “민간 어린이집이 어느 정도 이윤을 내며 현상 유지를 할 수 있도록 보육료를 자율화해야 한다. 더 좋은 서비스를 받기 원하는 학부모는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에 추가되는 금액을 자기 돈으로 낼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부가 민간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보육료에는 시설 운영비나 관리비가 다 포함돼 있어 투명하게 쓰면 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며 돈을 벌겠다는 시각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반박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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