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간 바로 옆에서 그림자 안내… ‘인연’ 부각위해 실무대표 낙점한듯北, 당국회담 대표단 명단 통보 안해… 靑관계자 “격 안맞으면 신뢰 어려워”
외교안보장관회의 열어 남북회담 논의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당국회담(12일)을 이틀 앞둔 10일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어 참석자들과 회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 박 대통령,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비서관, 김관진 국방부, 윤병세 외교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박 대통령은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이던 2002년 5월 11∼14일 3박 4일간 개인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당시 방문 상황이 기록된 유튜브 화면을 보면 김 부장은 박 대통령의 모든 방문 코스에 박 대통령 바로 옆에서 함께 다니며 안내했다. 김 부장은 검은 양장 차림에 손가방을 들고 동행했으며 비가 오는 날에는 박 대통령에게 우산을 씌워 주며 따르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02년 5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성혜 남북 실무회담 수석대표(왼쪽)가 모란봉 전망대에서 평양 시내 명소를 해설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남북당국회담 수석대표의 급을 놓고 남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수석대표의) 격(格)이 서로 맞지 않으면 시작부터 상호 신뢰하기가 다소 어려운 대목이 있지 않겠느냐”며 “격을 맞추는 것은 회담에 임하는 기본 자세”라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위치에 있는 분들끼리 책임 있게 (회담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상식적인 얘기”라며 “(수석대표의 급은) ‘국제적 스탠더드’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9, 10일 무박 2일의 밤샘 협상을 벌인 판문점 실무접촉에서 수석대표의 위상을 장관급에 해당하는 ‘책임 있는 당국자’로 명기하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을 끝까지 반대했다. 북한은 11일 0시까지도 대표단 명단을 보내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남측은 대표단의 구성은 물론이고 회담을 장관급으로 할지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보내오는 대표단의 수위에 맞춰 남측 대표단을 확정해 북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북한 대표단의 숙소 겸 회담장은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로 정해졌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주성하·조숭호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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