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와 함께 중원 완벽 장악
포항 스틸러스 이명주. 동아일보 DB
“닮고 싶은 선수요? 기성용 선수(24·스완지시티)처럼 기술적인 축구를 하고 싶어요.”
지난해 12월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거머쥔 미드필더 이명주(23·포항)는 수줍은 표정으로 국가대표팀 미드필더로 활약하던 기성용을 자신의 롤모델로 꼽았다. 그로부터 약 6개월이 흐른 11일 이명주는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최강희 감독은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36·인천)이 다리 근육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되자 이명주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명주는 우즈베키스탄의 노련한 미드필더들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제기됐다. 경기 시작 전 이날 한국팀의 최대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그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우즈베키스탄에 질 경우 한국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중압감 속에서도 신예 이명주는 주눅 들지 않았다. 그는 박종우(24·부산)와 함께 한국의 중원을 안정적으로 책임지며 상대 미드필더진을 압도했다.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한 이명주는 전반 41분 빠른 문전 쇄도로 만들어 낸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이명주는 “김남일 선배가 편안하게 경기하라고 격려해주셨다. 동료들이 자신감을 많이 심어줬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그동안 노장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이끌어 신인 기용에 인색하다는 평을 들었으나 이날은 과감히 새 얼굴들을 기용하며 위기를 돌파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