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홍콩 범죄인 인도조약 맺었지만, 정치적 사안땐 송환 거부할수도中 대응에 촉각… 러 “망명땐 수용”
NSA는 이미 법무부에 스노든의 행위가 국가반역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미국은 홍콩과 맺은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스노든의 본국 송환을 요청할 수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스노든을 송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피터 킹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10일 “하루빨리 스노든을 송환해야 한다”며 “그 어떤 나라도 이 사람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미국과 홍콩의 범죄인 인도조약은 1996년 체결됐다. 미국에서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스노든 송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최근 미중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이 송환을 거부할 가능성은 희박하게 보고 있다. 오랫동안 홍콩 정부는 미국 사법 당국과 송환 사건에서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해 왔다.
미국의 인권 공세에 시달려 온 중국으로서는 역공을 퍼부을 호기를 만났다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범죄인 인도조약에는 정치적 사안인 경우에는 송환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다. 더욱이 홍콩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주동자들이 서방으로 망명하는 경유지였다. 미국이 법만 내세워 스노든 송환을 요청하기에는 도덕적 명분이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과 갈등 대신 협력과 공생을 추구하는 ‘신형 대국관계’를 선언한 이상 이 문제로 각을 세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도리어 난처한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국제사회의 비난을 뒤집어써야 하고, 그러지 않자니 새 대미 외교의 근간이 흔들릴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국은 이번 사건이 모처럼 맞은 양국 간 화해 무드를 깨뜨리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작년 2월의 ‘왕리쥔(王立軍) 사건’을 상기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관건은 중국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면서 미국의 송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공간을 미국이 어떻게 만들어 주는가에 달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스노든이 망명을 요청하면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스노든은 아이슬란드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아이슬란드 측은 이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