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 수는 2.6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3명의 두 배에 달한다. 이는 간소화된 운전면허 취득절차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의 운전교육 시간은 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 50시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의 한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응시자들이 장내 기능 시험을 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① 운전면허시험 이대로 좋은가
OECD 평균 50시간 교육…한국 13시간
실전경험 고작 6시간…평가항목도 축소
간소화 이후 교통사고 증가 등 문제 심각
우리나라 운전면허 교육시간과 취득절차는 2010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간소화됐다. 실제로 2011년 6월 간소화 시행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사고건수는 각각 2.6%, 0.8% 증가했다. 이 같은 통계를 간단히 해석하면 운전면허를 쉽게 딸 수 있게 했더니 교통사고 사건 수와 사망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줄어든 교육시간, 부실교육 우려 목소리 높아
교통 및 운전면허 관련 전문가들은 현행 우리나라 운전면허 시험제도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교육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시간이 적으면 교육내용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실한 교육은 사고의 증가, 안전 불감증 유발로 이어진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할 수 있는 운전이지만 운전은 작게는 한 사람, 많게는 수십 명의 생명이 달린 중대사이다. 그런 의미에서 운전교육이 생명교육이라는 말은 매우 적정하다.
운전면허시험은 크게 학과시험과 기능시험으로 나뉜다. 시험을 통과하면 도로주행교육을 이수하고 최종 주행시험을 치른다. 면허를 취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교육을 받는다.
25시간이던 학과교육은 2010년 2월 5시간으로 축소됐다. 기능시험의 축소는 더 심각하다. 20시간이던 장내 기능교육 이수시간이 2010년 2월 15시간으로 줄었고, 2011년 6월부터는 2시간으로 급감했다. 평가항목도 11가지에서 3가지로 줄었다. 그나마 한 가지 항목은 ‘안전띠 착용’이니 실제적인 평가항목은 두 가지에 불과하다.
그래픽으로 보는 운전세상. 스포츠동아DB
○현행 13시간, 60시간으로 환원되어야
학과시험과 장내기능시험을 통과하면 연습면허를 취득하게 되고, 이어 도로주행교육을 받게 된다. 도로주행은 실제로 도로에 나가 자동차를 운행하는 교육이다. 15시간이던 도로주행교육은 10시간으로, 다시 6시간으로 줄어들었다. 6시간을 이수하고 나면 도로주행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기존 운전자들이 도로에서 마주치게 되는, 갓 면허를 취득한 초보 운전자들은 이처럼 도로 실전경험이 6시간에 불과한 ‘위험한 초보’들이다.
이밖에도 전문가들은 ▲면허 취득 2년경과 동승자의 위험대처능력 취약 ▲PC학과시험 응시장소 부족으로 인한 국민 불편가중 등을 우리나라 현행 운전면허교육 및 시험제도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361@donga.com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