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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인터넷 뒤져… 부친살해범 27년만에 잡은 美여배우

입력 | 2013-06-13 03:00:00

범행후 해외 도주하자 미제사건 처리… 美돌아온 범인 정보 찾아 경찰에 넘겨




인터넷상의 끈질긴 추적 끝에 27년 전 부친을 살해한 범인을 붙잡은 미국 여배우 조슬린 마르티네스(왼쪽 사진). 부친이 사망하기 전에 열린 마르티네스의 생일파티에서 마르티네스가 부모의 키스를 받으며 웃고 있다. 출처 뉴욕데일리뉴스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30대 여배우가 끈질긴 인터넷 추적 끝에 27년 전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을 붙잡았다. 뉴욕경찰은 “그녀는 다이너마이트 같았다”며 칭송했지만 자기들의 할 일을 대신한 그녀의 활약에 머쓱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화제의 인물은 곧 방영될 드라마 시리즈 ‘하이츠의 주부들(Wives in the Heights)’에 주연 배우로 출연하는 조슬린 마르티네스(36).

사건은 마르티네스가 9세였던 1986년 11월에 발생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이민 온 그녀의 가족은 맨해튼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었다. 당시 범인 주스토 산토스가 들어와 행패 부리는 것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아버지는 범인이 쏜 총에 숨지고 말았다. 뉴욕경찰국(NYPD)은 용의자를 산토스로 지목하고 체포에 나섰으나 모국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도주한 다음이었다. NYPD는 이후 이 사건을 미제 사건으로 분류하고 수사를 중단했다.

그녀는 10년 전 아버지 기일 때 직접 조사에 나서기로 결심하고 2006년 당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마이스페이스닷컴과 페이스북에 범인의 이름을 넣고 찾아보았지만 그의 정보는 뜨지 않았다. 몇 년 뒤 인물검색 사이트인 백그라운드닷컴에서 드디어 그의 이름을 발견했다. USA피플서치닷컴 피플룩업닷컴 등 유사한 유료 사이트에 가입한 뒤 똑같은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최근 뉴욕 34지구 경찰서를 찾아 범인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수사관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녀가 범인을 잡은 데 들인 것은 8년의 시간과 사이트 가입비 280달러(약 31만7000원)였지만 무엇보다 진실을 알고 싶었다. 경찰은 6일 마이애미에서 범인을 붙잡았다. 사건 발생 몇 년 뒤 미국에 다시 들어온 그는 청소용역업체 매니저를 하면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었다. 경찰은 이번 주에 그를 뉴욕으로 이송해 법정에 세운다. 범인 검거 후 그녀는 “한 번도 그의 얼굴과 이름을 잊은 적이 없다. 꼭 법정에 세워 왜 아버지를 살해했는지 그 이유를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 [채널A 영상]‘나홀로 수사’ 美 여배우, 27년 전 부친 살해범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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