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즈베크전 공격조합 평가 엇갈려

김신욱(왼쪽)과 손흥민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손을 맞잡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두 선수가 국가대표팀의 핵심 공격 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한 ‘빅 앤드 스몰 조합’ 김신욱(울산·196cm)과 손흥민(함부르크·183cm)의 활약에 대해 전문가와 축구 팬들은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이날 김신욱은 최전방 공격수로, 손흥민은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와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들은 연계 플레이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무득점에 그쳤고, 한국은 상대 자책골로 1-0 신승을 거뒀다. 빅 앤드 스몰 조합의 핵심은 장신 공격수가 상대 수비와의 치열한 몸싸움 끝에 볼을 따내면 스피드가 좋은 공격수가 빠르게 쇄도해 골로 연결하는 것이다. 단순히 장신 공격수를 겨냥한 롱패스만 계속된다면 ‘뻥 축구’라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다.
두 선수의 우즈베키스탄전 활약에 대해 “뛰어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평가한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김신욱이 머리로 손흥민에게 볼을 연결하는 것은 괜찮았지만 발로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신욱도 경기 후 “제공권 장악은 만족하지만 발밑에서는 미흡했다”고 자평했다. 김신욱이 헤딩 패스를 포함한 다양한 패스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한국의 공격은 단조로워질 수밖에 없다. 밀집된 상대 수비를 뚫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공격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날 4차례 슈팅을 시도하는 데 그친 손흥민은 ‘팀플레이에 눈을 떠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문성 SBS-ESPN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대표팀 경험을 쌓는 동시에 전체적인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욱-손흥민 투 톱 조합은 일단 그동안 최 감독이 실험했던 김신욱-이동국(전북), 이동국-박주영(셀타비고) 공격 조합보다는 파괴력과 발전 가능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해 미드필드에서 롱패스 위주로 공격을 펼친 것은 전술상의 단조로움을 불러왔다고 지적됐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손흥민의 움직임이 더 폭넓어져야 하고, 미드필더진의 다양한 볼 배급과 좌우 측면 공격의 연결이 더 살아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