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부두에 무슨 일이…

갯골 사이로 어선이 운항하는 인천 동구 화수부두. 9일 수산물 직매장에서 각종 횟감을 구입한 주민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음식을 즐기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1950, 60년대 새우젓을 주로 거래하면서 명성을 떨친 화수부두는 그 뒤 쇠락을 거듭했다. 접근성이 좋지 않고 낙후된 옛 도심에 위치해 인천 소래포구나 연안부두에 비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것.
요즘 화수부두에는 활력이 넘치고 있다. 화수부두 어민들이 인천 앞바다(무의도와 덕적도 인근 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꽃게와 싱싱한 생선 등을 판매하는 ‘화수부두 어민 수산물 직매장’이 지난달 10일 문을 연 뒤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손님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던 횟집에는 자연산 회와 매운탕을 즐기려는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이곳 주민과 동구에 따르면 평일 300여 명, 주말에는 1000여 명이 화수부두를 찾고 있다.
물양장(소형 어선이나 선박이 주로 접안하는 부두)으로 향하는 골목에는 좌판에 우럭과 황석어 등 각종 생선을 말려 파는 상인들이 손님을 맞았다.
직매장에 들어서니 당일 갓 잡아 올린 싱싱한 꽃게와 광어, 노랑가오리가 수족관에서 손님을 맞았다. 현재 24명의 어민이 직매장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가족과 화수부두를 찾은 손해성 씨(39)는 “소래포구보다 규모는 작지만 인천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어선에서 막 내린 각종 어패류와 꽃게를 믿고 구입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소비자에게 좀더 신뢰를 주기 위해 조만간 실명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중국산 등 외국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일을 스스로 막자는 취지에서다.
선주 겸 화수두부 수산물 직거래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계영 씨(55)는 “소비자들이 물때만 잘 맞춰 부두를 찾으면 싱싱한 생선과 굴, 바지락을 믿고 구입할 수 있다”며 “구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만든 수산물 직매장이 죽어가던 동네를 되살렸다”고 말했다.축제를 열기로 했다. 새우젓과 꽃게 등 수산물을 판매하고 꽃게 낚시대회, 수산물직거래장터 및 각종 체험부스 운영 등을 할 계획이다. 수산물직매장 032-766-0201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