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들 모여서 함께 나가자∼”

5·18민주화운동과 6월민주항쟁을 상징하는 노래 중 하나인 ‘광주 출정가’ 가사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전남도청으로 진출하려는 시민들이 부르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노래를 작곡하고 불교 음악 대중화를 이끌었던 범능 스님(속명 문성인·예명 정세현·사진)이 13일 오전 2시 전남대병원에서 입적했다. 세수 53세 법랍 20세.
범능 스님은 전남대 국악과 출신으로 1980년대 노래패 ‘친구’를 창단하고 ‘우리소리연구회’를 결성했다. 스님은 1985년 ‘정세현’이란 예명으로 광주출정가를 만들어 불렀다. 그는 1993년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출가한 뒤 화순군 북면에 불지사를 세우고 서정성 짙은 노래로 대중의 고단한 삶을 위로했다. 스님은 1일 불지사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전남대병원 중환자실에서 10여 일간 투병했다. 의식을 찾지 못하던 10일 새 앨범 ‘나 없어라’가 발매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스님의 법구는 13일 불지사로 옮겨 3일장으로 장례를 치른 뒤 15일 오전 10시 다비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