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회장에 내정된 임영록 씨(58)는 경기고-서울대 사대를 졸업해 경기고-서울대 상대(KS)라는 모피아 본류와는 거리가 있다. 재경부 차관보도 정통 KS라인인 조원동 씨(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에게 밀려 4개월 남짓밖에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 말년에 반년가량 재경부 2차관을 지내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자리를 찾지 못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3년 전 KB금융지주 사장이 됐다. 재경부 차관까지 지낸 사람이 고려대 총장 출신인 어윤대 씨를 회장으로 모셨으니 기세등등한 모피아 선배들이 좋게 보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제 공모 신청을 마감한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재경부 출신 2명이 지원했다. 세제실장과 국세심판원장 조달청장을 지낸 최경수 씨는 지난 정부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발탁으로 현대증권 사장을 맡았다. 이철환 씨는 국고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지낸 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을 맡았다. 둘 다 바로 낙하산을 타지 않고 ‘신분세탁’ 과정을 거쳤으니 대놓고 모피아라고 부르기도 뭐하다.
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