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타자 뒤뚱 “헉”… 30분 노 저으니 “와”
본보 손효주 기자가 1인승 카약을 타고 있다. 급류가 없는 한강에서는 30분만 교육을 받으면 카약을 타고 한강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뚝섬지구에서 카약 대여·교육업체를 운영하는 강남카누클럽 안태균 운영팀장은 “누군가 일부러 뒤집지만 않으면 뒤집히지 않는다. 폭이 넓은 초보자용 카약이어서 더더욱 안 뒤집힌다”며 안심시켰다. 기자는 조심조심 조정석에 탄 뒤 두 다리를 뻗어 조정석 안 발판에 발을 맞춘 다음 허리를 좌석에 붙여 하체를 고정했다. 이어 220cm 길이의 양날 노를 젓자 카약은 언제 흔들렸냐는 듯 부드럽게 한강을 가르고 나갔다. 늦은 오후 한강에는 1인용 요트와 카약 몇 대만 평화롭게 떠다니고 있었다.
카약을 타고 보는 한강 풍경은 뭍에서와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다. 바쁘게 돌아가는 빌딩 숲을 배경으로 한강에 홀로 떠 있으니 고요하고 호젓한 나만의 세계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저절로 사색에 잠길 것 같았다. 기자 옆에서 또 다른 카약을 몰던 안 팀장은 “카약을 타고 보는 한강의 노을은 예술”이라고 했다. 이날 비가 오는 바람에 노을을 못 본 것이 아쉬웠다.
잠실대교 인근에서 청담대교 방향으로 노를 저어갔다. 30분 교육의 효과로 조종에는 무리가 없었다. 카약은 이따금씩만 노를 저어도 성수대교 방향으로 흘러갔다. 하류로 내려갈 때는 힘이 거의 들지 않았다. 안 팀장은 “한강은 물살이 잔잔해 카약 위에서 책을 보거나 커피를 마시며 사색하는 등 여유를 즐길 수 있다”며 “김밥 등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카약 앞뒤에 자동차 트렁크처럼 넓은 밀폐 공간이 있어 먹을거리, 책 등을 넣으면 된다. 2, 3시간 노를 젓다 보면 허기를 느낄 수 있어 간식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성수대교에서 다시 잠실대교 쪽으로 올라올 때는 어깨가 아플 정도로 힘들었다. 초보자라 노 젓는 요령이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별로 힘을 안 들여도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 안 팀장의 말이었다.
비가 와도 폭우만 아니면 카약을 탈 수 있다. ‘스프레이 스커트’라고 불리는 방수 장비를 허리에 두르고 조정석에 타 빈틈을 막으면 물이 들어오지 않는다. 스프레이 스커트는 무료로 빌려준다. 2인용 카약도 있어 성인 2명이 함께 탈 수 있다. 부부가 어린 자녀와 함께 올 경우 2인용 카약을 빌려 자녀 1명을 가운데 앉히고 함께 타도 된다.
샤워장과 주차장 이용은 무료다. 강남카누클럽(02-457-4757)은 7호선 뚝섬유원지역 2번 출구에서 잠실대교 방향으로 걸어서 12분이면 도착한다. 가급적 3일 전 예약하는 게 좋다. 종종 단체 특강을 나가 배가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강이촌지구 거북선나루터(02-790-1891), 김포아라마리나(031-999-7896)에서도 카약을 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