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이 된 아베의 ‘3번째 화살’법인세 인하 등 빠져 시장 실망, 減稅 담은 4번째 화살 급조 나서
닛케이평균주가는 13일 12,445.38엔을 기록해 일본은행이 사상 최대 규모의 양적완화를 발표하기 하루 전인 4월 3일(12,362.20엔)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총리 취임 하루 전(10,080.12엔)보다는 높지만 지난달 22일(15,627.26엔) 정점을 찍은 후 하락 추세가 완연하다.
환율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베 정권은 시중에 엔화를 풀어 엔화 가치를 떨어뜨렸다. 올해 1분기(1∼3월) 도요타를 포함한 수출 기업들은 연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늘려 잡으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총리 취임 당시 84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22일 한때 103엔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기도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가 성장전략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베 총리는 소위 ‘3개의 화살’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했다. 첫 번째 화살은 금융완화로 4월 4일 일본은행의 사상 최대 양적완화 발표가 대표적인 예다. 두 번째 화살은 재정지출로 올해 2월 13조1000억 엔(약 157조376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때마다 시장은 열렬히 반응했다.
하지만 마지막 화살인 성장전략이 골치를 썩였다. 아베 총리는 3차례에 걸쳐 성장전략을 밝혔지만 시장에선 “알맹이가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법인세 인하 부분이 빠지면서 기업들이 볼멘소리를 했다. 아베 총리가 세 번째 화살을 쏜 날조차 주가가 떨어졌다.
깜짝 놀란 아베 총리는 12일 산업경쟁력회의를 주재하며 설비투자에 대해 감세를 밝혔다. 1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14일 열릴 각의에서 결정할 성장전략안에 ‘과감한 투자 감세로 기업 부담을 줄일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갈 예정이다. 세제 개편은 연말에 하는 게 관례지만 다급해진 아베 총리가 예정에도 없던 제4, 제5 화살을 급조하고 나선 셈이다.
하지만 법인세 감세 후에도 아베노믹스가 기대처럼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내년 봄 소비세가 5%에서 8%로 오르기 때문. 법인에는 세금을 깎아주면서 개인에게는 세금을 더 걷으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소비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