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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탈북소년 강일이, 내 아이라고 생각하니…

입력 | 2013-06-15 03:00:00

◇국경을 넘는 아이들/박현숙 지음/208쪽·9500원·살림어린이




지난달 신문에 안타까운 기사가 실렸습니다. 북한을 탈출한 청소년들이 라오스에서 다시 북송됐다는 소식입니다. 더불어 아이들 10여 명의 사진도 있었습니다. 북송된 9명의 얼굴이 또렷합니다. 길 가다가 고개 돌리면 볼 수 있는 우리 아이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 아이들이 겪어 온 시간, 앞으로 겪어야 할 시간이 그려져 눈물이 납니다.

‘국경을 넘는 아이들’이라는 책은 제목이 이미 많은 부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북한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탈출하는 북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탈출은 중국을 거쳐 몽골 미얀마 라오스로 이어집니다. 굶주림을 피해 탈출을 하지만, 그들이 밟은 중국 땅은 친절한 곳이 아닙니다. 공안과 밀고자를 피해 몸을 숨기고 도망 다녀야 합니다. 그런 와중에 엄마와는 헤어졌고 같이 온 친구 순종이는 공안에 잡혀가고 맙니다.

주인공 강일이가 겪어야 하는 시간은 잠시도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읽는 내내 긴장하게 됩니다. 그것이 지금도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강일이가 지난달 신문에 실린 사진 속 아이 중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열 살 즈음의 나이, 사춘기라며 마냥 어리광을 부릴 그런 나이에, 이렇게 긴장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강일이가 내 아이일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립니다.

책 속 이야기는 현실보다는 해피엔딩입니다. 강일이는 엄마를 만났고, 북한을 탈출한 지 20여 일 만에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는 먼저 탈출한 외삼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 속 그 아이들도 이런 결론을 바랐었겠죠.

신문에 실린 아이들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합니다. 그 아이들이 겪어낸 시간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앞으로 겪어 낼 시간에 대해서도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탈북에 관한 동화로 ‘개성빵’(아이북) ‘나는야 늙은 5학년’(비룡소)도 함께 권해드립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