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왜 존재하는가/짐 홀트 지음·우진하 옮김/512쪽·2만5000원·21세기북스
10대 시절 하이데거의 ‘형이상학 입문’ 속에서 ‘왜 세상은 무(無)가 아니고 유(有)인가?’라는 구절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는 저자는 세계적 석학들을 인터뷰하며 같은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세상의 존재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사상가들을 세 집단으로 나눈다. 존재의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 ‘낙관주의자’, 존재의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알 순 없을 것이라고 믿는 ‘비관주의자’, 존재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부주의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스티븐 와인버그나 2009년 세상을 뜬 퓰리처상 수상작가 존 업다이크 등의 인터뷰가 실려 있는 것은 이 책의 미덕이다. 하지만 다양한 과학과 철학 이론이 소개되는 터라 읽기 쉽진 않다. 번역 투의 문장도 아쉽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