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서가/신순옥 지음/276쪽·1만3500원/북바이북

남편은 출판전문잡지 기자로 시작해 평생을 책과 함께 살아온 출판평론가 최성일 씨. 그는 생전에 아내의 글 솜씨를 가끔 칭찬했다고 한다. 전업주부로 살아왔던 아내는 남편과 주고받은 대화를 그대로 적고 남편의 심정을 솔직하게 헤아려 담담하게 옮겼다. 절절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를 하나하나 서술하진 않았지만 뭉클한 대목이 여러 군데다.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은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유치원 학예회에서 ‘아빠 힘내세요’ 노래에 맞춰 율동하는 아들을 본 저자는 건강한 방식으로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래서 아빠에게 편지를 쓰게 하며 죽음을 대면하도록 한다.
죽음에 유별스럽게 집착하는 것이 아닐까 마음이 무거웠던 저자도 책 ‘애도’(베레나 카스트 지음)의 한 대목을 읽고 위로받는다. “누구를 위해, 얼마 동안 애도해야 하는지는 어떤 원칙도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가 어느 대상에 감정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우리는 바로 그만큼 슬퍼해야 한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