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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제뉴스]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은 복권, 사람들은 왜 계속 살까요?

입력 | 2013-06-17 03:00:00

美 6590억 원 복권 주인공은 84세 가난한 할머니(동아일보 2013년 6월 7일자 A27면)




《 미국 복권 당첨금 사상 5억9000만 달러(약 6590억 원)라는 최대 잭팟을 터뜨린 주인공은 방 한 칸짜리 허름한 주택에 사는 할머니로 확인됐다. 주인공은 플로리다 주 소도시 제피어힐스에 거주하는 84세의 글로리아 매켄지 씨. 이번 당첨금은 지난해 3월 6억5600만 달러를 기록한 미국 메가밀리언 복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금액. 하지만 당시엔 2명이 당첨금을 나눠 가졌다. 》

:: 이게 궁금해요 ::


최근 미국에서는 1인당 복권 당첨금 사상 최고 금액을 탄 할머니의 사연이 화제가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복권 명당자리에는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로 늘 붐비고 있습니다. 지극히 낮은 확률이지만 인생을 바꿀 행복을 주는 복권을 경제학적으로 접근해보겠습니다.

○ 일주일 치 ‘기대’의 행복

복권방에는 ‘인생 한 방’을 꿈꾸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로또 복권은 개인에게는 ‘달콤한 일주일의 꿈’이며 정부에는 재원 확보 수단이다. 동아일보DB

복권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파라오의 유물에서 복권과 비슷한 방식의 게임이 시행된 흔적이 발견되었죠. 진(秦)나라에서는 만리장성 건립 등 국방비를 조달하기 위해 ‘키노(Keno)’라는 복권게임이 시행되었습니다. 로마에서도 도시복원사업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복권 이벤트를 열었지요.

이처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복권은 주로 재원 마련을 위해 시행되었습니다.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은 복권을 두고 “강제력을 수반하지 않고도 공공재원을 조성할 수 있는 희생 없는 조세”라고도 말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도로와 항만 등 상당 부분의 인프라 확충이 복권 제도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복권은 힘겨운 현실의 탈출구입니다. 실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로또 1등 당첨자의 43%는 일주일간 즐거운 상상과 재미를 가질 수 있어서 복권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서 실시한 2011년 복권 관련 인식공감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복권이 있어 좋다’는 응답이 61.9%로 2010년보다 4.3%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또 복권은 ‘나눔 행위’ ‘삶의 흥미 혹은 재미’란 인식이 2010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요.

○ 왜 복권을 계속 살까

로또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약 800만 분의 1이라고 합니다. 이는 한 해 동안 벼락 맞을 확률(50만 분의 1)보다 낮은 수치이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왜 복권을 계속 살까요.

심리학자인 엘런 랭어가 제시한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이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통제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모든 행동(결과)의 원인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곤 합니다. 1부터 45의 숫자 중에서 6개를 임의로 고르는 로또는 잔머리가 통하지 않는 순수한 확률게임이지요. 서양 도박꾼들이 ‘때가 된 번호’라고 부르는, 오랫동안 당첨되지 않은 번호를 고르는 방식 역시 효과가 없습니다. 우리는 통제의 환상에 빠져 복권 결과를 컨트롤할 수 있다고 여기고 계속 복권을 사는 것입니다.

○ 복권의 경제학

경제학자 중에는 복권을 ‘위험한 기회’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이란 투자로부터 얻게 될 결과의 불확실성을 의미합니다.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사람들은 큰 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에 복권에 당첨되지 않더라도 미래의 결과를 받아들입니다. 당첨되기 힘들지만 당첨되기만 하면 벼락부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복권을 선호한다는 말입니다. 보상이 크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는 거죠.

조세적인 의미로는 어떨까요. 복권은 부자보다는 서민들이 많이 삽니다. 공급자 측면에서 복권이 정부의 재원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할 때, 복권의 판매에서 얻는 수입은 일종의 세금과도 같은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가난한 사람은 세금을 덜 내고 부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내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조세의 형평성에도 부합하고, 조세를 통해서 일종의 소득 재분배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복권 수요자들이 주로 서민이라면 복권으로 조달되는 재원이 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므로 조세의 형평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복권의 경우 일종의 ‘역진적인 세금(regressive tax)’이 됩니다.

권준화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의미 있는 행복의 원천을 찾는 것이 중요

복권에 당첨된다는 것은 큰 복이라고들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복이 화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복권 당첨 이후 소비 욕구가 강해져 당첨금을 모두 탕진해 버리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빚까지 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권 당첨 당시 전반적인 행복감은 급격히 상승할 수 있지만 몇 개월 후에는 당첨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고 합니다. 억만장자가 되었어도 그에 따른 행복은 잠시뿐이라는 것이지요. 결국 복권 당첨으로 인한 행복보다는 자기 본연의 의미 있는 행복을 만들어가는 현실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권준화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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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경기 안산 고잔지구 등 7개 지역 주민들이 이 사안 때문에 집단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도심 내 서민 임대주택을 만들어 집값을 안정시키자는 취지에서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제도인데요. 이 주택이 동네에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질 거라는 게 집단 반발하는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철도 용지처럼 노는 땅을 활용해 짓겠다는 이 임대주택을 뭐라고 할까요.

① 행복주택 ② 보금자리주택 ③ 도시형생활주택 ④ 졸속주택


▶퀴즈 응모하기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19일(수) 오후 5시

▽시상=정답자 1명을 추첨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24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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