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규(왼쪽) 한국야구위원회(KB) 심판위원장이 16일 넥센과 LG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넥센 덕아웃을 찾아 전날 오심에 대해 염경엽 감독(오른쪽)에게 사과한 뒤 기자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박근영심판 2군행…오심 그후
조종규 심판위원장, 넥센 찾아 사과
연봉 삭감·재계약 포기 등 징계 강화
“순간적 판단 실수…고의는 아니다”
명백한 오심으로 그라운드가 얼룩졌다. 15일 잠실 넥센-LG전. 0-0으로 팽팽히 맞선 5회말 2사 만루서 넥센 3루수 김민성이 LG 박용택의 타구를 넘어지면서 잡아냈다. 넥센 2루수 서건창은 김민성의 송구를 받아 LG 주자 오지환보다 먼저 2루를 밟았다. 중계화면 리플레이가 굳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분명한 아웃. 그런데 이 순간 박근영 2루심이 팔을 양 옆으로 쭉 뻗었다. 세이프 선언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그라운드로 달려 나와 항의했지만 경기는 그대로 속개됐다. 오심으로 선취점을 뽑은 LG는 흥분한 나이트를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과 이병규의 만루홈런 등으로 두들기며 5회에만 8점을 얻어내 승부를 갈랐다.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LG전 4회 박근영 2루심의 오심 장면. 넥센 2루수 서건창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는 순간, LG 1루주자 오지환의 손은 2루에 못 미쳐있다. 사진캡처|MBC SPORTS+ 중계화면
● 해당 심판 2군행, 심판위원장 “오심 방지 위해 노력할 것”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회는 16일 곧바로 박근영 심판위원에게 2군 강등이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심판 본인이 어떻게든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박근영 심판이 16일 경기 주심으로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라 신속하게 결정을 내렸다”며 “다만 순간적으로 착각을 해서 벌어진 일일 뿐, 다른 불순한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잠실구장을 방문해 염경엽 감독에게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탓”이라며 “매 경기 더 열심히 보고 오심을 줄이려고 노력하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 KBO “공식 징계 불가능, 법제 마련하겠다”
그러나 오심에 대한 KBO의 공식 징계는 규약상 불가능하다. KBO 관계자는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야구 규칙을 잘못 적용한 사례가 아니라 심판 고유의 권한에 관련된 문제라서 이번 일에 KBO 차원의 징계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3년 전부터 매년 심판 고과평점을 매기고 있다. 그 점수에 따라 연봉이 깎이거나 심한 경우 재계약 포기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KBO도 심판 평가에 대해 법제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심판위원회의 자체 처벌 외에는 현재 별다른 오심 견제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 넥센, 농군패션 결의 “지나간 오심은 잊자”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