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역대 최다홈런 타이…이승엽의 여정
한국서 5차례 홈런왕…400홈런도 가능
타율 부진? 팀내 타점 1위 해결사 본능
이승엽 “다시 만루 찬스 땐 삼진” 겸손
2013년 6월 15일 마산구장. 홈팀 NC가 7-0으로 크게 앞선 8회초 1사에 타석에 들어선 삼성 이승엽(37)은 볼카운트 1B에서 NC 이재학의 138km짜리 투심을 밀어 쳐 좌월 1점홈런을 만들어냈다. 그 역사성은 남달랐다. 이승엽의 한국프로야구 개인통산 351호 홈런으로 양준혁(은퇴)과 역대 홈런랭킹 공동 1위가 되는 한방이었기 때문이다.
● 이승엽, 명실상부 홈런의 아이콘이 되다
● 이승엽의 홈런 기록이 위대한 이유
사실 이승엽의 올 시즌은 아직 54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시점이지만 최악에 가깝다. 이승엽이 타이기록인 351호 홈런을 치고도 말을 아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15일까지 타율 0.235에 6홈런이 전부다. 그럼에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는 이승엽이 팀 내 타점 1위(40점)란 사실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사람들은 이승엽이 중요한 타이밍에서 쳐준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고 말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승엽은 14∼15일 NC 2연전에서 연속경기 홈런을 터뜨렸다. 특히 14일 홈런은 만루홈런이었다. 그러나 이승엽은 “만루홈런을 친 뒤 다시 만루 찬스가 왔지만 그때는 삼진을 당했다. 그것이 나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예전처럼 마음만 먹으면 홈런을 쳤던 전성기는 아니라는 자기분석이다.
그러나 이 위원은 “전성기를 지나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홈런기록을 세운 것이기에 더 감동적”이라고 평가했다. 적장인 NC 김경문 감독조차 “존재 자체로 성실하고 모범적인 선수다. 홈런기록을 세운다면 적이지만 박수를 쳐줄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승엽의 야구에 대한 헌신을 인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창원|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