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탐나 수차례 환치기 도운 40대, 돌려받은 수익금 뒤늦게 확인후 ‘경악’
표모 씨(41)는 지난해 9월 지인 임모 씨(43)에게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중국 현지 환전상을 통해 한국 돈을 위안화로 불법으로 바꾸는 일명 ‘환치기’를 도와주면 금액의 2%를 수수료로 주겠다는 거였다.
표 씨는 지난해 11월 주위 사람들에게서 4000만 원을 빌려 처음 환치기에 가담했다. 표 씨가 임 씨 측으로부터 수수료 2%가 포함된 금액 4080만 원을 먼저 받고 이를 확인한 뒤 다른 장소에서 또 다른 임모 씨 일당에게 원금 4000만 원을 건네는 방식이었다. 80만 원의 공돈이 생기는 것. 이후 표 씨의 환치기 거래 금액은 점점 커졌다.
표 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길가에서 임 씨 측으로부터 7140만 원을 받고 같은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자신의 측근을 시켜 따로 준비한 7000만 원을 건넸다. 표 씨는 수차례 수수료를 챙겨준 임 씨를 믿고 쇼핑백 속의 돈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 숙소에서 쇼핑백 안의 돈을 확인한 결과 지폐 앞면에 ‘견양’이란 도장이 찍혀 있고 ‘담당 박찬호’라고 적힌 5만 원권 위조지폐 1317장(6585만 원)이 담겨 있었다. 이른바 ‘행운의 복돈’이라 불리는 가짜 지폐들이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