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축구 월드컵 8회 연속 진출, 세계 6번째 기록… 어엿한 강호로‘종가’ 잉글랜드 6회… 日 5회 그쳐한국 본선 5승 중 원정은 2승 저조… 내년엔 ‘16강 뛰어넘는 성적’ 과제
월드컵 8회 연속 본선행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통해 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한국 축구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8회 연속이자 통산 9번째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축구 대표팀이 18일 달성한 8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갖는 의미는 이보다 더 나은 기록을 가진 나라가 얼마나 되고, 어떤 나라들이 이런 기록을 갖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 8회 이상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국은 이들 다섯 나라가 전부다. 모두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나라로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축구 강국들이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1회 대회부터 2010년 남아공 대회까지 19차례의 월드컵을 치르는 동안 이들 다섯 나라가 나눠 가진 우승만 15번이다. 축구가 곧 국기(國技)나 마찬가지인 다섯 나라 바로 다음으로 한국이 월드컵 본선 연속 진출 횟수가 많다. 세계 축구를 양분하는 유럽, 남미의 강호들과 어깨를 겨루는 셈이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우승 1차례)도 연속 출전은 1950년 4회 대회부터 1970년 9회 대회까지 6번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보다 44년이나 늦은 1998년에야 프랑스 대회를 통해 월드컵 본선에 처음 입성한 일본은 2014년 브라질 대회 출전권을 따내면서 이제 5회 연속 진출하게 됐다.
한국은 연속 출전 부문에서 아시아 최다를 기록했으나 그동안 월드컵 본선에서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지만 역대 월드컵 본선을 통틀어 거둔 승리는 5번(통산 5승 8무 15패)뿐이다. 이 중 3승이 2002년 안방 대회에서 나왔다. 1954년 첫 출전 후 2002년 대회에서 월드컵 첫 승을 거두기까지 48년의 시간이 걸렸다. 지금까지 8차례의 월드컵에서 6번이나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쓴맛을 봤다. 아시아에서는 맹주로 군림했지만 월드컵에서는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원정 대회에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의 16강이 최고 성적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국내파 지도자가 거둔 승리도 남아공 대회 때 지휘봉을 잡은 허정무 감독의 1승이 유일하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통산 28골을 넣고 61골을 내줬다.
1년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 월드컵에서 연속 출전 횟수에 걸맞은 본선 성적을 거두는 것이 한국 축구의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