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최고 에콜폴리테크니크 출신 기욤, 전기전자공학 박사과정 입학

대전 KAIST의 전기 및 전자공학과 이상국 교수 연구실에서 이 학과 박사과정의 기욤 테네시 씨가 지도교수에게 반도체 회로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기욤 씨는 파리에서 나고 자란 파리지앵(파리 사람). 고교 졸업 후 극소수 영재만 입학하는 그랑제콜 공학계열 대학인 에콜폴리테크니크에 입학했다. 그랑제콜은 프랑스 정부의 고위관리나 기업 리더를 배출하는 명문. 에콜폴리테크니크를 졸업한 인재가 KAIST에 유학을 온 것은 기욤 씨가 처음이다. 그는 “한국은 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연구개발성과가 유럽 언론에 자주 보도됐다. KAIST는 반도체 회로 디자인 연구에서 세계 최고수준이어서 이 분야 연구 희망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KAIST는 반도체 분야 최고 학술지인 국제반도체회로학회(ISSCC)에 2009∼2012년에 전 세계 단일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논문을 게재했다.
기욤 씨에게 요즘 기말고사를 치르느라 힘들지 않으냐고 묻자 “언제나 열심히 공부해 왔기에 익숙하다”며 웃었다. 에콜폴리테크니크 재학시절부터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는 거였다.
기욤 씨는 ‘공부벌레’지만 마라톤 사이클 수영 카약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주말이면 학교 인근 계룡산 산행을 즐긴다.
한국생활을 하며 그가 느낀 프랑스와 한국 교육의 가장 큰 차이점은 ‘철학 공부’였다고 했다. “중학교 때부터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나 플라톤의 ‘국가’ 같은 책을 사전을 찾으며 고대 그리스 원어로 읽었다. 그런 공부가 지금 연구하는 공학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반면 한국 학생들은 학업에만 매달리는 것 같아 아쉽다.”
기욤 씨는 KAIST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대학 강단에 서거나 관련 연구소에서 일할 계획이다. 그는 “상업적인 목적을 넘어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