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SUNG WAY/송재용 이경묵 지음/408쪽·2만5000원/21세기 북스◇청년 이건희/명진규 지음/480쪽·1만6000원/팬덤북스◇이건희 개혁 20년, 또 다른 도전/조일훈 지음/316쪽·1만4000원/김영사
일러스트레이션 최남진 기자 namjin@donga.com
실제로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세계 9위까지 상승했지만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 등이 선정하는 ‘존경받는 기업’ 랭킹에서는 몇 년째 30위 밖에 머물러 있다.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왠지 정이 안 가는 삼성의 이미지를 설명해주는 수치다.
한국 대학교수 최초로 경영저널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2011년 게재한 논문을 기초로 최신 사례를 보태 정리한 ‘SAMSUNG WAY’는 촘촘한 분석에 공을 들였다. ‘삼성 웨이, 지속 가능한가’를 따져보는 마지막 장은 유독 눈길을 끈다.
저자들은 삼성이 ‘강한 기업’에만 머물러서는 곤란하다고 조언한다. 전자와 비전자 계열사 간의 경쟁력 차이 극복과 핵심 원천기술 개발처럼 산적한 과제를 조목조목 따진다. 애플은 자사와 협력업체의 수익 배분 비율을 3 대 7로 해 협력업체들에 보다 유리하게 적용했다. 구글도 비슷한 비율로 상생 비즈니스를 통해 애플을 추격해 나갔다. 최근 갑과 을의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부각된 가운데 삼성으로서는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저자들은 삼성의 장점에도 주목한다. 이른바 ‘패러독스 경영’. 얼핏 보면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요소들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을 말한다. 삼성의 3대 패러독스는 △대규모 조직이면서도 스피디함 △다각화와 전문화의 조화 △일본식 경영과 미국식 경영 요소의 조화다.
나머지 두 책은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접근보다는 인물에 대한 우호적인 접근에 머물러 있다.
‘이건희 개혁 20년, 또 다른 도전’은 간담회 발언이나 비공식적인 육성을 그대로 옮겼다. 하지만 어딘가에서 감수를 받았나 싶을 정도로 비판적인 시각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비관을 긍정으로 바꾸는 마법’ ‘불량을 불사르다’ 같은 제목은 삼성을 위한 헌사처럼 느껴진다.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발표되는 순간 눈물을 흘리던 이 회장의 이야기를 책 마지막에 편집해 넣은 것은 헌사의 끝을 보여준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