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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대화록 논란]2012년 대선정국으로 퇴행하는 한국정치

입력 | 2013-06-22 03:00:00

與 “盧 NLL발언 공개” 野 “국정원 국조”… 문재인 “대화록-녹음테이프 다 공개를”




대한민국 정치 시계가 2012년 12월 대선 정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훨씬 넘었는데도 ‘대선 연장전’을 치르는 듯한 퇴행적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여야는 21일 국가정보원 정치·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논란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여부를 놓고 ‘무한 핑퐁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전날 새누리당이 국정원 발췌록을 열람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을 재점화하자 ‘선(先) 국정원 국정조사, 후(後) 대화록 공개’를 제안했다.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법에 따라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 정상회담 대화록 원본을 공개하고 정체불명의 사본도 공개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국정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발언록(대화록)을 즉각 공개해야 하며 국정조사를 한다면 NLL 발언에 대해서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며 국정원과 NLL 논란에 대해 모두 국정조사를 하자고 역제안했다. 민주당의 국정원 국정조사 카드를 사실상 ‘대선 불복’으로 간주하고 국정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이자 2007년 정상회담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인 문재인 의원도 논란에 직접 뛰어들었다. 그는 이날 낸 긴급 성명에서 “결코 해서는 안 될 어리석은 짓이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게 됐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할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의 절차에 따라 대화록과 녹음테이프뿐만 아니라 NLL에 관한 준비회의 회의록 등 회담 전후 자료까지 함께 공개한다면 진실이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의 태도 변화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해 대선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반대하다 새 정부에서 돌연 대화록 중 일부를, 그것도 여당 의원에게만 선별적으로 공개했다.

국정원과 NLL 논란이 뒤덮어 버린 6월 국회에서 경제위기 대처를 위한 논의와 민생 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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