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연서/디트리히 본회퍼, 마리아 폰 베데마이어 지음/정현숙 옮김/402쪽·1만9000원/복있는사람
목사이자 촉망받는 신학자이던 본회퍼는 30대에 들어 나치의 종교정책에 반대하는 ‘고백교회’에 몸담았다. 히틀러 암살 계획에 가담했다가 1943년 체포돼 1945년 교수형에 처해지기 전까지 그가 옥중에서 쓴 저서 ‘저항과 복종’은 현대 개신교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에서는 신학자가 아닌 인간으로서 한 여자를 열렬히 사랑했던 그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오래오래 당신을 포옹하고 사랑하게 해 달라’, ‘나를 제발 기다려 달라’는 편지 내용은 투사가 아닌 본회퍼의 새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나치가 항복하기 2주 전 본회퍼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두 사람의 사랑은 끝내 이뤄지지 못한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