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애미, 샌안토니오 꺾고 우승
‘킹’ 르브론 제임스(29·마이애미)가 21일 샌안토니오와의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결정 최종 7차전(95-88 마이애미 승)에서 37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제임스는 2년 연속 정규리그와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제임스가 우승과 개인 수상 횟수를 쌓아 나갈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얘기. 마이클 조던(사진)과 제임스 중 누가 더 나을까. 제임스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2의 조던을 찾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나일 뿐이다. 제2의 나를 찾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던과의 비교가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제임스는 ‘농구 황제’ 조던이 2002∼2003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 직후인 2003∼2004시즌에 데뷔했다. 황제가 물러난 뒤 ‘제2의 조던’을 갈망하던 언론과 팬들은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은 제임스를 주목했다. 제임스는 조던의 현역 시절 등번호와 같은 23번을 달고 데뷔했다.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는 분위기였다.
지금까지의 기록만 보면 아직은 ‘킹’보다는 ‘황제’가 위다. 조던은 데뷔 시즌 경기당 평균 28.2점을 넣었다. 제임스는 20.9점으로 많이 못 미친다. 정규리그 통산 평균 득점에서도 조던(30.1점)이 제임스(27.6점)에 앞선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조던은 평균 33.4득점(179경기)으로 28.1득점(138경기)인 제임스보다 낫다.
제임스가 조던에 비해 낮게 평가되는 이유는 또 있다. 조던은 시카고에서 뛴 13시즌 동안 6차례 우승하면서 시카고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제임스는 7시즌 동안 몸담았던 클리블랜드에서 우승 반지를 끼지 못하자 팀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우승할 만한 팀(마이애미)을 골라 이적했다. 제임스가 2010년 팀을 옮기자 클리블랜드 팬들은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었다. 이런 둘의 이미지는 챔프전 시청자 수로도 나타났다. 조던이 챔프전에 오른 6번 모두 시청자 수가 2000만 명을 넘었다. 제임스가 뛴 4번의 챔프전 때는 2000만 명을 넘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조던은 6번 진출한 챔프전에서 모두 우승했고, 제임스는 4번 중 반타작을 했다. 11일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역대 NBA 플레이오프 최고 활약 선수 순위로 조던을 1위, 제임스를 2위에 올렸다.
조던은 이번 시즌 중 “제임스는 우승을 한 번밖에 못했다. 우승을 좀 더 해야 (나와) 비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던은 40세에 은퇴했다. 제임스가 같은 나이가 되려면 11년 남았다. ‘황제’를 뛰어넘은 ‘킹’, 그날이 올까.
이종석·정윤철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