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까지 등장한 분양 현장 가보니
23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래미안 위례신도시’ 본보기집 앞은 서울과 경기 성남시 분당, 판교 등 수도권 전역에서 온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위례신도시 분양대전에서 맞붙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본보기집에는 예비청약자가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삼성물산 제공
전단에 음료수까지 준비한 이들은 “청약에서 떨어져도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외치느라 바빴다. 오후 2시경 완장을 찬 구청 단속반이 들이닥치자 파라솔 아래에서 분양상담을 받던 이들이 줄행랑치는 풍경도 벌어졌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온 중개업자는 “위례신도시는 워낙 입지가 좋고 주변 환경이 뛰어나 중개업소에서 놓칠 수 없는 블루칩”이라며 “수요자 사이에도 청약을 받아 되팔려는 사람과 청약에 떨어져도 웃돈을 주고 사려는 사람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에서 온 중개업자는 “벌써 래미안 전용 99m²짜리는 3000만 원, 가장 큰 펜트하우스는 1억 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귀띔했다.
건설업계 1, 2위 업체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21일 본보기집을 동시에 열고 분양대전을 시작한 위례신도시 현장은 무더위만큼 분양열기가 뜨거웠다. ‘4·1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떨어지며 주택시장이 다시 위축되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21일 개관부터 23일까지 사흘간 두 아파트의 본보기집을 찾은 방문객은 각각 3만5000여 명. 입장 시작 전부터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건물 밖으로 긴 줄이 이어졌고 분양상담을 받으려는 대기번호가 1000번을 넘는 일도 많았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하남시 일대에 677만여 m² 규모로 조성 중인 마지막 남은 강남권 신도시. 이번 분양은 건설사가 땅을 직접 사들여 시행 및 시공을 도맡아 하는 자체 사업이다. 두 곳 모두 공급물량이 전용면적 85m²가 넘고 사업현장도 성남시로 분양 및 입지조건이 비슷하다. 청약일과 당첨자 발표일도 같다.
빅2 건설사의 분양 성공이 주택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하반기 주택경기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미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이 4·1대책 이전으로 집값이 떨어질 정도로 매매시장이 다시 침체되고 있어 열기는 분양시장에만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위례를 비롯해 최근 입지가 좋은 수도권의 청약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이는 신규 분양시장에 한정된 것”이라며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정임수·박재명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