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해야 청춘이다]<13> 원목 캠핑용품 브랜드 ‘홀라인’ 김태경 대표
김태경 홀라인 대표가 19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작업실에서 캠핑의자를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홀라인의 캠핑용품에는 ‘보드’의 자유로운 멋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미니멀 모드 캠핑’
김 씨가 가진 유일한 자산은 나무에 대한 이해와 여행에 대한 감각이었다. 김 씨는 2005년 호주 시드니대 경제학과로 유학을 갔다가 4년여 간 목수 일을 배웠다. 학업과 병행하기에는 힘들었지만 비교적 돈을 많이 벌 수 있던 목수 일을 아르바이트로 선택했다. 호주에선 나무로 집을 짓는 사람이 많아 일감도 많았고 벌이도 좋은 편이었다. 오전 5시에 도시락을 싸서 일터로 나가 오후 4시에 퇴근하면서 나무의 종류와 특성, 나뭇결을 읽는 방법, 공구를 쓰는 방법을 배웠다. 중학생 때부터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를 꿈꾸며 보드를 타는 등 35개국을 돌아다니며 ‘잘 노는’ 노하우를 보고 배운 것도 제품에 멋을 더하는 데 도움이 됐다.
재료로는 원목이 제격이었다. 그중에서도 단단하면서도 가벼워 배의 노를 만드는 데 쓰는 물푸레나무를 선택했다. 2010년 초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사용료가 하루 6000원인 허름한 컨테이너 창고를 빌렸다.
제품들은 운반하기 편리하도록 작고 가볍게 만들었다. 의자는 텐트 안에서도 쓸 수 있게 높이를 15cm 정도로 낮게 했고 무게는 2.5kg으로 했다. 등받이와 의자받침을 분리할 수 있게 했고 등받이는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으로 포인트를 줬다.
○ 수출까지…“노는 게 곧 업(業)”
올해 들어 3월까지 판매한 것만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액(2억 원대)을 넘어섰다. 3월 한 캠핑박람회에 참가한 뒤 대만 바이어로부터 제의가 들어와 4월 컨테이너 1개 물량을 처음으로 수출하기도 했다. 김 씨의 최종 목표는 홀라인 브랜드를 토대로 캠핑 의류 시장까지 진출하는 것이다. 홀라인은 캠핑용품 제조회사지만 최근에는 캠핑 의류나 용품 수입에도 나서고 있다. 일본과 유럽의 캠핑 트렌드를 파악하면서 5개 해외 브랜드의 한국 총판권을 따냈다.
“보드를 즐겨 타고 캠핑을 즐기다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정작 직업이 되니까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다양한 곳에서 같이 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와요. 그 덕분에 더 ‘제대로’ 놀 수 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합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