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퀸즈파크레인저스)이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상하이(중국)|윤태석 기자
■ 박지성이 바라본 홍명보 대표팀감독
실력·자기관리, 모든 후배들에 큰 영향
지도자로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감독
팬들에 죄송하지만 대표팀 복귀는 없어
해외파·국내파 갈등? 중요한건 경기력
박지성(32·퀸즈파크레인저스)이 바라본 홍명보(44)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24일 상하이 르네상스 호텔에서 박지성을 만났다. 자신이 주최한 ‘삼성화재 2013아시안드림컵 자선경기’가 전날 성공적으로 끝나 홀가분해보였다. 축구협회는 이날 홍 감독을 차기대표팀 사령탑으로 공식발표했다. 박지성은 홍 감독과 인연이 깊다. 박지성의 어린시절 롤 모델이 홍 감독. 둘은 대표팀에서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썼고, 2006독일월드컵 때는 코치와 선수로 호흡을 맞췄다. 박지성은 올 여름 거취와 은퇴시점, 은퇴 후 행보 등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털어놨다.
-박지성이 보는 홍명보는.
“선수로서 나쁜 말이 나올 수가 없다. 전설이라 불릴만하고 주장 역할이나 모든 부분에서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만큼 실력과 자기관리를 보여주셨다. 제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독일월드컵 때 코치와 선수로 함께 했는데, 지도자로서 홍명보는.
-대표팀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
“팬들이 그만큼 저에게 믿음을 갖고 계시는 거니 감사하다. 하지만 제 판단은 변하지 않는다. 팬들께는 죄송하다.”
-본인을 홍 감독과 비교하자면 후배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 것 같은가.
“그건 후배들에게 물어봐야.(웃음) 농담 삼아 군기 잡는 선배는 아니라고들 한다. 가장 많이 물어보는 건 유럽에서 어떻게 혼자 생활했느냐는 거다. 다들 신기해한다.(조언은)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좋을 때도 있지만 분명 안 좋을 때도 있다. 안 좋을 때를 이겨내면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경기력이다. 남아공 때는 최종예선이 순조로웠지만 이번에는 우여곡절이 많아 안 좋은 게 부각된 것 같다. 유럽파와 국내파 갈등은 없다고 본다. 지금 해외파 선수들이 유럽에서 태어나 자란 것도 아니다. 청소년, 올림픽, K리그에서 다 같이 생활했다.”
-만약 올 여름 이적한다면 최우선 고려사항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뛰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보장해 주는 팀은 없다. 내가 잘 해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이적이 불발되면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뛸 수도 있나.
“충분히 가능성 있다. 2부 리그에서 뛴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중동이나 중국, 미국도 가능한가.
“지난번에 말했듯 모든 가능성이 다 있다.(미국에 대해 거부감이 있나) 없다. 프리미어리그 출신들도 많이 갔고 (홍)명보 형도 뛰었고 (이)영표 형도 있지 않나.”
-유럽 내 이적이 1순위면 그 중에서도 프리미어리그 잔류가 1순위인가.
“그렇지는 않다.(프랑스 AS모나코는) 전혀 이야기도 없었다.”
-올 여름 이적하는 팀이 선수생활의 마지막 팀이라고 보면 되나.
“작년에도 QPR이 마지막 팀이라는 생각이었다.(웃음) 만약 이적하면 당연히 마지막 팀이지 않을까.”
-작년에 앞으로 선수 생활이 2∼3년 남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1년 지났으니 수학적으로 따져보면 나오지 않나. 그만큼 남았다고 생각 한다.”
-10년 후쯤 뭘 하고 있을 것 같나.
“행정일 시작하지 않았을까.(지도자는 역시 생각 없나) 전혀 없다. 좋은 행정가가 될 수 있도록 기초적인 부분을 배우고 채워나갈 생각이다.”
상하이(중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