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레이예스(오른쪽)와 KIA 양현종(왼쪽)은 4일 휴식을 앞둔 팀을 위해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구원 등판하는 모험을 했다. 그러나 결과는 판이했다. 레이예스는 실패, 양현종은 성공.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 선발투수 불펜활용 괜찮나?
컨디션 좋았던 레이예스 불펜피칭 후 고전
양현종은 3차례 불펜등판에서도 완벽피칭
전문가들 “선발들, 힘 비축해야 좋은결과”
4일 휴식과 관련된 선발투수의 불펜 활용을 어떻게 봐야 할까.
롯데는 25일부터 NC와 주중 3연전을 치른 뒤 4일간 쉰다. NC와의 3연전에는 1∼3선발이 차례로 등판할 예정. 4·5선발 고원준과 이재곤은 각기 22일과 23일 문학 SK전에 선발 등판한 뒤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4일 휴식 후 어차피 1∼3선발이 다시 던질 수 있음을 고려한 조치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고원준과 이재곤이 빠진 자리에는 불펜투수를 보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즌 막판이라면 모를까, 선발투수를 나흘 휴식 직전 불펜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장기 레이스에서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SK는 4일 휴식을 앞두고 4월 28일 문학 한화전에서 조조 레이예스를 불펜에 대기시켰다. 당시 SK 이만수 감독은 “불펜피칭을 실전에서 대체하는 것이니 괜찮다. 본인이 중간계투 등판을 자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등판을 기점으로 레이예스의 성적은 극과 극이었다. 이전 5경기에서 3승 무패, 방어율 3.05. 하지만 이후 7경기에선 1승5패, 방어율 6.37을 기록했다. 최근 2경기에서 회복세에 있지만,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1년 7월 LG 벤자민 주키치 역시 팀 사정상 마무리투수로 등판한 뒤 부진에 빠졌던 사례가 있다. 롯데 정민태 투수코치는 “현대 시절 불펜으로 나간 뒤, 한동안 투구 밸런스 잡기가 어려웠던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 KIA 양현종의 성공 사례
반면 성공사례도 있다. KIA 양현종은 4일 휴식기 직전인 20일 대전 한화전에 불펜으로 나와 2.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4월 9일 광주 두산전에서도 불펜으로 4.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4월 16일 광주 LG전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MBC 스포츠플러스 양상문 해설위원은 “9구단 체제에선 선발이 9일 이상을 쉬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팀 사정에 따라, 선발등판 후 자신이 다시 나올 날짜에 불펜 등판하는 정도는 괜찮다고 본다”고 밝혔다.
● “불펜피칭을 실전에서 대체한다”는 말의 함정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