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공명당 후보자 전원 당선 압승속… 反아베 표심 잡아 8 →17석 ‘제1야당’
23일 치러진 일본 도쿄 도의회 의원 선거에서 가장 큰 이변은 공산당의 약진이다. 기존에 8석에 불과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17석으로 늘어나 야당 중에서 민주당을 능가하는 최대 세력이 됐다. 공산당 사회당 등 진보세력은 1990년대 중반까지 세력을 키워왔지만 2000년대 중국 위협 부상, 북한의 일본인 납치 인정 등으로 급격히 쇠락한 점에 비춰 보면 이례적 결과다.
공산당은 이번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반대자 표심을 잡았다. 아사히신문의 출구조사 분석 결과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을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유권자 중 52%가 공산당에 표를 던졌다. 민주당으로 간 표는 21%에 그쳤다. 공산당은 ‘아베노믹스 반대’ ‘개헌 반대’ 등을 내세우며 자민당과 분명한 대립각을 세우는 데 성공한 것이다.
1922년에 창립한 일본 공산당은 정통 마르크스 및 레닌주의와는 달리 사유재산을 인정했고 현 단계에서 필요한 변화는 사회주의 혁명이 아닌 ‘민주주의 혁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역사인식 면에서 일본 정부의 과거사 왜곡 시도에 반대했다. 진보인사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충분히 표를 던질 수 있는 성향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제3당으로 올라선 일본유신회는 2석 확보에 그쳤다. “일본군 위안부는 필요했다”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공동대표의 발언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하시모토 대표는 24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이 대표인 나의 책임이지만 참의원 선거에서 다시 신임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