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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NLL 대화록’ 공개]盧 “NLL 바꿔야… 위원장님과 같은 인식”

입력 | 2013-06-25 03:00:00

국정원,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격 공개
민주당 “불법 배포 법적 책임 묻겠다” 수령 거부… 앞서 朴대통령 “국정원 관련 문제들 의혹 밝혀야”





국가정보원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을 야기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사진)을 24일 국회를 통해 전격 공개해 정국에 파란이 일고 있다.

국정원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2급 비밀인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공개키로 했다”고 밝힌 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10.2∼4 평양) 2008년 1월(생산)’이라는 제목의 A4용지 103쪽 분량의 전문과 A4용지 8쪽의 발췌본을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인편으로 전달했다.

▶본보 24일자 A3면… “국정원장, 대화록 기밀지정 해제 결단해야”

발췌본은 20일 정보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열람했던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원이 대통령기록물을 불법 배포했다”며 수령을 거부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설득하겠다”며 전문 공개는 일단 미뤘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발췌본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NLL과 관련해 “이 문제에 대해서 나는 (김) 위원장님하고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NLL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게 현실적으로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남한)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해서) 시끄럽긴 되게 시끄럽다”며 “NLL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 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다. (NLL이) 국제법적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은 것인데 현실로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것이 (NLL이라는) 안보군사지도 위에다가 평화경제지도(서해평화협력지대)를 크게 덮어서 그려 보자는 것이다. (서해) 전체를 평화체제로 만들어 (군대를 못 들어가게 하고) 쌍방의 경찰들만이 관리하자는 거다”라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이 “남측 반응은 어떻게 예상됩니까.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요?”라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은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드는 데는 아무도 (반대가) 없다. 반대를 하면 하루아침에 인터넷에서 바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정상회담에서)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얼굴을 붉혔던 일도 있다”며 “북측이 6자회담에서 (가진) 입장을 가지고 미국하고 싸워 왔다”고 강조했다. 또 “자주, 자주국방이라는 말을 이제 우리 군대가 비로소 쓰기 시작한다. 주적 용어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회의록을 공개하자 민주당은 “쿠데타” “반란”이란 표현을 써가면서 국정원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공공기록물인 만큼 (공개가) 적법하다”고 반박했다.

25일 남재준 국정원장이 출석하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회의록 공개를 둘러싸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국정원 공개 결정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가 제기한 국정원 관련 문제들에 대해 국민 앞에 의혹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정원 정치·선거 개입 의혹과 남북정상회담 발언록 문제의 적극적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그 절차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나설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승헌·고성호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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