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企전용 증시 코넥스, 1일 21개 기업으로 개장
한국거래소는 25일 10개 지정자문인을 통해 신규 상장을 신청한 21개 기업이 모두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다음 달 1일 KRX스퀘어(거래소 홍보관)에서 코넥스 시장 개장식을 열고 신규 상장사의 주식 매매거래를 시작한다.
○ 코스닥 꿈꾸는 다양한 중소기업 상장
자기자본 5억 원, 매출액 10억 원, 순이익 3억 원 중 한 가지 조건만 갖추면 상장이 가능하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 다만 투기의 장이 되는 걸 막기 위해 투자자 자격을 금융기관, 상장법인 등 전문투자자와 벤처캐피털, 기관투자가 등으로 제한했다. 개인은 3억 원 이상부터 투자할 수 있다.
초창기 상장기업은 일단 제조업체가 절반을 넘는다. 21개 회사 중 11개 기업이 기계와 자동차부품 등을 다루는 제조업으로 분류됐다. 의료기기 등 바이오업체가 5곳, 컴퓨터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는 3곳 등이다. 온라인 교육, 금융 관련 서비스를 담당하는 회사도 눈에 띄었다.
매출이 1000억 원을 넘는 기업도 있었다. 대주이엔티, 아이티센시스템즈 등 2곳이다. 21개 회사의 지난해 평균 매출은 286억 원이었다.
코넥스 상장사 가운데 외형이 가장 작은 기업은 지난해 2월에 설립된 전자지급결제서비스 개발업체 옐로페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억700만 원, 종업원 수는 14명이다. 매출액은 작지만 자기자본이 50억 원이라 상장 기준을 통과했다.
○ 중소기업 활성화 위한 장 만들 것
한국거래소는 올해 말까지 약 30개 기업이 추가로 코넥스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기 실적이 발표되는 8월 중순을 전후로 상장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보인다. 시장 규모도 1조∼1조5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코넥스를 코스닥, 유가증권 시장으로 도약하고 싶어 하는 기업을 위한 사관학교로 만들겠다”며 “상장 심사를 할 때 최고경영자(CEO)에게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코넥스가 초기 벤처·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각종 혜택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 자금 지원을 위해 시작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프리보드(비상장주권 장외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다.
우선 코넥스 시장에 코스닥과 동일한 세제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개인투자자에게 주식 양도세를 전액 면제해주고 거래세율도 코스닥 시장과 같이 0.3%를 적용할 방침이다.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코넥스 기업이 상장 후 2년 내에 발행하는 신주를 벤처캐피털이 매수할 때 양도차익과 배당소득, 증권거래세 등을 비과세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