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정책硏 정책포럼 美서 열려핵없는 통일 한국이 中이익에 부합… 박 대통령 방중때 시진핑 설득해야
24일 미국 워싱턴 레이건기념관에서 열린 ‘아산 워싱턴 포럼 2013’. 토론자들 뒤편에 확대된 화면에 게리 세이모어 전 대량살상무기 조정관(가운데)과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오른쪽)이 북핵 문제 해법을 놓고 토론을 벌이는 모습이 중계되고 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전쟁의 폐허를 딛고 60년 만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된 한국의 저력과 든든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 통일을 추진해야 북한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워싱턴 한복판 레이건 기념관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서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가졌는지를 떠나 핵을 개발했다는 것이 문제”라며 “핵무기로 비행기나 기간시설 등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한미 양국이 체계적인 통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방중기간 동안 ‘핵 없는 통일 한국’이 중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한다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일을 이루기 전 북한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강·온파 사이에 의견 차이도 나타났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은 “북한의 지도부 교체 전까지는 북한 핵개발을 지연시키고 확산을 봉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샤프 전 사령관은 “강력한 행동만이 북한의 야욕을 억제할 수 있다”며 “2011년 연평도 포격 사건 때와 같은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경우 몇 배로 보복하겠다는 지금의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와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계획 폐기를 거듭 역설했다.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주변국들의 대북정책 변화에 대해 “미국 내에 대북정책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한국과 중국의 대화가 더 긴밀해 졌으며 한미가 보다 실질적인 군사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