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손바닥 무늬’ DB 구축키로
개인 고유의 ‘손바닥 무늬’인 장문. 경찰청 제공
경찰청은 장문을 단서로 범인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올해 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장문은 닿는 면적이 지문보다 훨씬 넓어 수사망에도 쉽게 포착되는 장점이 있지만 그동안 자주 활용되지는 않았다. 장문 채취 기술이 아직 초보 수준이고 채취한 뒤 비교할 대조군이 확보돼 있지 않았던 탓이다.
장문이 지문처럼 재판에서 정식 증거로 채택된 사례는 드물지만 수사 현장에선 피의자를 압박하는 간접 증거로 종종 쓰인다. 4월 부산에서 일어난 편의점 강도사건 때 폐쇄회로(CC)TV에 범인 얼굴이 찍혔지만 화면이 흐릿해 수사는 난항에 빠졌다. 그러다 범인이 급한 마음에 편의점 문을 박차고 나가면서 문짝에 그의 장문이 찍힌 게 포착돼 실타래가 풀렸다. 용의자 김모 씨(19)는 수사관이 내민 자신의 장문 사진을 보고 결국 자백했다.
경찰은 최근 손바닥의 ‘특징점’을 정교하게 채취할 수 있는 자체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현장에선 내년부터 본격 운용할 계획이다. 또 범행 현장에서 장문을 적극 채취해 장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기로 했다. DB가 축적되면 장문 하나로 여러 건의 여죄 추적이 가능하다. 경찰은 강력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들의 장문을 채취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 작업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