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명대 계명쇼팽음악원 앞에 2008년 세운 쇼팽 흉상. 프랑스와 벨기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 흉상이다. 계명대 제공
이 콩쿠르는 현 스페인 여왕인 레니아 소피아의 이름을 딴 스페인 최고 권위 대회이다. 각국에서 115개 작품이 경쟁한 가운데 장 씨는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곡으로 대상을 받았다. 대회 30년 전통에서 20대가 1위를 차지하기는 처음이다. 시상식은 10월 10일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여왕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장 씨는 2009년 동아일보 동아음악콩쿠르(49회)에서 쇼팽음대 대학원생 자격으로 참가해 작곡 부문 1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장 씨가 이처럼 뛰어난 실력을 갖추게 된 토대는 계명대가 1998년 설립한 계명쇼팽음악원 덕분이다. 계명대 음대에서 학사 과정을, 쇼팽음대에서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는 프로그램으로 쇼팽음대 교수들이 계명대에 머물며 학생들을 지도한다. 지금까지 학생 100여 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쇼팽음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음대로 꼽히는 쇼팽음대가 계명대와 각별한 관계를 쌓은 데는 독일문학자인 신일희 총장의 역할이 컸다. 신 총장은 폴란드 정부가 주는 최고 훈장인 대십자훈장을 받았으며 현재 주한 폴란드 명예총영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폴란드 국민이 쇼팽을 뛰어난 연주자나 작곡가를 넘어 민족지도자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을 보고 쇼팽음악원을 만들었다. 쇼팽음악원이 쇼팽을 닮은 음악가를 배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