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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진 “공정한 선발 최우선…학부형 안만나”

입력 | 2013-06-27 07:00:00

강경진 배드민턴주니어대표팀 신임 감독이 26일 제56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열린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여수|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한국 배드민턴 주니어대표팀 강경진 감독

잠재력 발굴 세계적 선수로 키우는 꿈나무 조련사
“국내서 펄펄 날아도 국제 경험 적으면 경쟁서 밀려”
현역 시절 세계 정상…국가대표 코치로 새 전성기


국내 최대 규모·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56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 초등학교와 중학교 선수들이 코트에서 열심히 라켓을 휘두를 때마다 예리한 시선이 그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살폈다.

배드민턴 국내 경기가 열릴 때면 종종 관중이 깜짝 놀라는 장면이 있다. 세계 최정상을 지키고 있는 국가대표선수가 이름이 생소한 선수에게 패할 때다. 그러나 세계 10위권을 넘어 새롭게 대표팀이 된 국내 선수가 국제대회에 나가면 세계 100위권 밖의 무명선수에게 허무하게 질 때도 많다.

새로운 주니어대표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코트 위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던 강경진(39) 국가대표 후보선수단(주니어대표팀) 신임 감독은 “한국과 동남아시아, 유럽, 중국 선수 모두 각기 스타일이 다르다. 한국에서 세계 10위권을 이겨도 결국 경험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100위권 선수에게 패할 수 있다. 그래서 그만큼 잠재력이 뛰어난 유망주를 빨리 찾아내고 어릴 때부터 다양한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중국·일본 주니어종합경기대회 참가선수 선발전을 겸해서 치러지고 있다.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전력을 다하는 것만큼 강 감독도 최선을 다해 그들을 살피고 또 살폈다.

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선수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오히려 더 폭발적 인기를 자랑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국가들, 배드민턴의 인기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막강 중국,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는 일본까지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한국 배드민턴은 항상 정상권을 지키고 있다.

그 비결은 꿈나무들을 세계적 선수로 키워내고 있는 든든한 요람에 있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청소년대표를 소집하는 대부분의 다른 종목들과 달리 한국 배드민턴은 국가대표 후보선수단, 주니어대표팀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강 감독은 현역시절 최고의 선수였다. 해외에서 ‘박주봉 이후 가장 기술적 플레이를 하는 선수’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온몸을 날려 셔틀콕을 받아내는 투지도 남달랐다. 1999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전영오픈에서 하태권(현 삼성전기 코치)과 함께 남자복식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정상에 섰다. 이듬해 어깨 부상으로 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국가대표 코치로 활동하며 이용대(삼성전기) 등 최고 선수들과 함께했다.

강 감독은 “이득춘 전 감독이 워낙 기틀을 잘 만들어놓고 가셨다. 앞으로 잘 발전시켜 과학적 훈련, 데이터를 활용한 전술 준비, 개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 체력훈련에 더 공을 들이겠다”고 밝혔다.

주니어대표팀은 국가대표로 가는 디딤돌이다. 그만큼 전국의 모든 학생선수, 지도자, 학부형의 눈이 쏠려있다. 강 감독은 “순회교육을 하면서 단 한번도 학부형들을 개인적으로 만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공정한 선발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최근 은퇴한 정재성도 코치로 영입했다. 젊은 감독, 젊은 코치들이 선수들과 함께 뛰겠다”고 다짐했다.

여수|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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