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3곳
○ 캐나다, 영국, 미국 교육체계 그대로 활용
브랭섬홀아시아(BHA)는 캐나다계 국제학교다. 국내 국제학교 가운데 유일한 여자학교로 지난해 9월 개교했다.
6학년인 유하늘 양(12)에게 학교생활에 만족하느냐고 묻자 직접 만든 ‘발명품’을 내밀었다. 색깔이 있는 찰흙을 활용한 칫솔과 치약이었다. 유 양은 칫솔과 치약을 실로 연결시켜 놨다. 그리고 ‘투파브러시(Topabrush)’란 이름을 붙였다.
여행을 갔는데 치약만 들고 갔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이 경험을 발명품과 연결지어 광고를 만들 생각이다. 유 양은 “경기 광명시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전학 왔다. 앉아서 책 읽고 수업 듣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활동하는 수업이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BHA에는 독특한 수업이 많다. CAS(Creativity Action Service)가 대표적이다. 발명은 물론이고 드라마 영화 오케스트라처럼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창의력을 기르는 수업이다.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모든 수업은 원어민 교사가 영어로 진행한다. 해외 학교의 교육과정을 활용하므로 입시에 초점을 맞춘 국내학교와 다르다.
노스런던칼리지잇스쿨(NLCS) 제주는 영국계열의 국제학교다. 본교와 동일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서는 교과 외 활동으로 골프 발레 수영 오케스트라를 가르친다.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비판적인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별도의 철학과목을 만들었다.
○ 학비와 영어실력 고려해야
이들 세 학교는 국내 학생이 진학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 이에 따라 1500명가량인 재학생 대부분은 한국 학생이다.
BHA의 경우 학생 339명 가운데 10% 가량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 학생. 이 학교 7학년 학부모 김현옥 씨(39·여)는 “해외 체류 경험이 없어도 진학할 수 있어서 학교를 옮길 수 있었다. 서울에서 학원을 뱅글뱅글 돌며 힘들어하던 아이가 지난해에 입학하고 나서 학교생활을 즐거워해서 좋다”고 말했다. 해외유학과 연수비용을 국내로 흡수하겠다는 정부의 설립 취지가 이뤄지는 셈.
제주영어교육도시의 학교 3곳은 국어와 국사 과목을 이수하도록 만들었으므로 해외 학력은 물론이고 국내 학력까지 인정받는다. 기숙사에서 지내면 학비가 연간 5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고,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NLCS 제주와 KIS 제주캠퍼스 역시 학년별로 서류심사, 영어·수학 시험, 인지능력검사를 거쳐야 한다. NLCS 제주는 5학년 이상의 경우 일대일로 영어 심층 면접을 한다. 이 학교 관계자는 “원활한 교육을 위해 10학년 이상 지원자의 경우 상당한 높은 수준의 영어 작문 실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제학교 진학과 관련해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학비가 비싼 편이지만 별도의 사교육비가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교육 프로그램이 국내대학보다는 해외대학 진학에 초점을 맞췄음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귀포=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