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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기업의 미래]GS “고객·협력사·지역사회와 공생”

입력 | 2013-06-28 03:00:00

그룹역량 집결해 중국 개척





“GS가 지속가능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중국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중국 시장에서도 우리만 열심히 잘한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다. 고객, 협력사, 지역사회와 함께 공생발전을 해야 한다.” 2011년 9월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을 비롯해 8개 자회사 및 계열사 사장단 13명을 중국으로 불렀다. 9월 30일부터 이틀간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이 사장단회의에서 허 회장은 이와 같이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GS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해외에서 열린 그룹 수뇌부 회의였다.

“중국 시장을 제대로 읽어라”


이 회의에서 GS그룹 사장들은 중국 시장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다른 국내 기업들의 중국 현지사업 전략 사례를 검토했으며, 계열사별로 중국시장 진출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했다. 허 회장은 사장단과 함께 칭다오 지역의 GS칼텍스 주유소와 주변 석유화학시설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룹 계열사 전체에 ‘우리의 미래 먹거리는 중국’이라는 메시지를 확실히 심어준 셈이다.

이 회의는 2011년에 있었지만 그렇다고 GS그룹의 중국 진출이 다른 국내 기업보다 늦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GS칼텍스는 2003년 중국 진출 프로젝트를 시작해 2004년에는 허베이(河北) 성 랑팡(廊坊)에 자동차용 플라스틱 제조에 필요한 복합수지 공장을 설립하고, 2006년에는 주유소운영법인인 GS칼텍스석유유한공사를 세웠다. 2007년에는 칭다오 주유소 1호점을, 2010년에는 장쑤(江蘇) 성의 쑤저우(蘇州)에 복합수지 공장을 지었다. 랑팡과 쑤저우 두 곳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합하면 8만2000t 규모다. 방향족 제품도 칭다오리동화공유한공사를 통해 2006년부터 파라자일렌 70만 t, 벤젠 24만 t, 톨루엔 16만 t 등 한 해 모두 110만 t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외에도 GS칼텍스는 각각 8만5000t, 1만 t 규모의 선좌 2개를 보유하고 있는 칭다오리싱물류유한공사,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 87만 m³를 저장할 수 있는 칭다오리싱탱크터미널유한공사도 중국에서 운영 중이다.

석유유통 분야 사업은 2007년 산둥 성과 상호교류 및 협력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이 지역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칭다오와 옌타이(煙臺) 등에 주유소 9곳을 운영 중이며, 앞으로도 산둥성 내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주유소 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GS칼텍스는 중국 내 석유 및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을 총괄할 현지 법인 ‘GS칼텍스 차이나’를 설립하고 중국 진출 사업기반을 보다 강화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중국을 수출 전진기지로 삼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겠다는 방침”이라며 “지난해 설립한 중국법인을 통해 올해는 본격적인 중국 내 사업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역량 집중” 계열사 독려


다른 계열사들의 중국 진출도 활발하다. GS샵은 “중국 홈쇼핑 시장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홈쇼핑 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하게 됐다”고 자평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중국 전역에 홈쇼핑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차이나홈쇼핑그룹’ 지분을 인수하고 우수한 한국 상품을 전파하고 있다.

GS샵은 중국을 상품 공급 기지로 삼아 한국과 인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등 여러 해외시장에 맞는 상품을 발굴 공급해 해외 사업들 간의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중소 협력업체들에도 차이나홈쇼핑그룹 투자 계약 이후 GS샵을 통해 중국 수출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GS글로벌은 중국 지사 네트워크와 현지 법인을 통해 철강, 석유화학, 석탄 등 산업재 트레이딩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한 산업재를 수출하는 일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3국 간 트레이딩도 적극 넓히는 중이다. 트레이딩 위주의 기존 거래 형태에서 벗어나 제조·가공을 통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GS글로벌은 쑤저우에 연간 생산량 6만 t 규모의 ‘GS글로벌 쑤저우 스틸서비스센터’를 세워 철강 제품을 직접 가공해 일본계 가전업체로 공급한다. 이 회사는 또 중국 신재생에너지 사업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의 목재 팰릿 제조 합작법인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GS건설도 1995년 베이징지사를 설립한 뒤 2004년 난징시공법인을 세우고, 2010년에는 상하이구매지사를 또 설립하는 등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해 9월에도 쑤저우를 찾아 GS칼텍스의 복합수지공장과 GS글로벌의 스틸서비스센터를 둘러보면서 “국내 시장에서 쌓은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 중국 사업에 GS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라고 독려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