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퍼 블레이드 제조 ADM21 김인규 회장이익 대부분 R&D 비용으로 재투자멀티어댑터 개발… 국내외 주문 쏟아져작년 매출액 717억 - 국내 점유율 50%
자동차 와이퍼 블레이드 전문업체인 ADM21의 김인규 회장이 충남 청양군에 있는 본사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DM21 제공
와이퍼 블레이드는 와이퍼 암(arm)에 연결해 차량의 유리 표면을 닦는 제품이다. 5, 6년 전만 해도 독일 보쉬, 프랑스 발레오, 일본 덴소 등이 국내 시장을 점령했다. 분위기는 3, 4년 전부터 차츰 바뀌기 시작했다. 현대모비스와 불스원 등 국내 브랜드들이 수입품을 밀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50%를 넘어섰다. 이 업체들이 국내에 파는 물량의 대부분은 ADM21이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인천공고를 졸업한 뒤 몇몇 중소기업을 거친 김 회장은 1980년대 말 미덕이라는 회사에서 와이퍼 블레이드를 처음 접했다. 그는 미덕을 인수한 한 자동차부품 업체에서도 와이퍼를 담당했다. 이 회사가 1997년 외환위기 때 부도 위기에 몰리자 당시 와이퍼사업본부장이었던 김 회장은 친지들의 돈을 끌어 모아 와이퍼 블레이드 생산라인을 인수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키코(KIKO) 사태로 약 150억 원의 손해를 봤다. 장비를 투자해 위탁생산을 맡겼던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공단 폐쇄로 가동을 멈췄다. 글로벌 기업과의 특허분쟁도 그를 괴롭혔다. 많은 자금을 R&D에 쏟다 보니 여유자금이 적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도 겪었다. 김 회장은 “고비 때마다 기술력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베트남 공장에 필요한 시설자금을 한국정책금융공사에서 무담보로 지원받았다.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만 있다면 어떤 위기든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20년 넘게 한우물만 판 저력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