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만강’ 출판기념회 “탈북 17년만에 北고발 작품 꿈이뤄”

탈북자 장해성 씨(67·사진)는 27일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장편소설 ‘두만강’ 출판기념회에서 “탈북자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도록 삶을 마련해준 대한민국과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설은 북한에서 체제 선전을 담당하던 탈북자가 북한의 비인간적 실상을 담아냈다. 의사 출신인 홍준석이 ‘말 반동’의 누명을 쓰고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 뒤 남겨진 두 딸 은영과 혜영이 겪는 고통을 묘사했다. 중국으로의 탈북, 국경수비대 체포와 송환, 노동단련대 생활과 재탈북 등 지금도 벌어지는 북한 현실이 390여 쪽의 책에 담겼다.
장 씨는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하고 조선중앙방송 기자와 체제 홍보용 드라마 작가로 20년간 일했다. 한국에는 1996년 입국했다. 지금은 탈북 문인들로 구성된 ‘망명 북한작가 펜(PEN)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김일성, 김정일에게 충성하라고 만들어진 김일성종합대 철학과를 졸업했지만 공부를 할수록 체제가 썩어가는 것을 느꼈고 결국 탈북까지 이어졌다”며 “김정일이 정권을 세습한 것으로도 모자라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우상화하는 걸 보고 아연실색했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