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서구 ‘척추-관절 의료벨트’ 가보니
18일 서울 강서구 웰튼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류석우 박사가 무지외반증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러시아인 코로베이 니코프 코바 니나 씨의 발을 살펴보고 있다. 이 병원을 비롯해 서울시내 병원에 한 해 10만 명에 가까운 외국인이 찾는 등 서울이 명실상부한 의료관광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강서구 제공
러시아 하바롭스크에 사는 니나 씨는 남편과 함께 6월 8일 이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다. 이들은 의료기술이 우수한 반면 의료비가 저렴하고 비행시간도 3시간에 불과해 한국을 찾았다고 밝혔다. 니나 씨는 “의료진이 친척같이 대해준다. 한국 의료진은 모든 병을 고치는 ‘황금 손’을 가진 것 같다. 러시아에 돌아가면 한국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병원에 외국인 환자가 있는 모습은 이 병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서울을 찾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5만5672명. 이 중 9만6646명이 서울시내 병원을 찾았다. 서울시내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 수는 2010년 5만490명이었지만 2년 만에 배 가까이로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구와 강서구는 중소기업청에서 의료관광특구 지정을 받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구는 명동·충무로 일원 56만 m²를 ‘중구 해피 메디컬 투어리즘 특구’로 지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다음 달 말에는 5개 국어로 된 의료관광 홈페이지도 연다.
강서구도 척추·관절·여성전문 병원 등 보건복지부에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으로 등록한 병원 35개가 몰려 있는 강서로·공항로 일원 200만 m²를 의료문화관광특구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중소기업청에 낼 계획이다. 강서구는 베트남, 태국,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온 결혼이주여성 19명에게 의료 관련 교육을 한 뒤 올해부터 관내 병원에 국제 간병인으로 배치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의료관광 특성상 회복 기간에 둘러볼 근거리 관광지 확보에 주력하겠다”며 “인근에 유명 관광지가 많은 중구와 차별화해 강서구는 전통시장 투어 등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남구는 압구정동 강남관광정보센터 1층에 자리한 메디컬투어센터를 따로 만들고 있다. 이 센터는 2일부터 문을 열 예정이다. 이 센터에는 강남구보건소 직원과 외국어 능통자가 상주하며 성형 시뮬레이션 등의 서비스와 의료관광 정보를 제공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