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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자녀들의 ‘키다리 아저씨’ 올해도 장학금 2억

입력 | 2013-07-01 03:00:00

이현옥 상훈유통 대표 272명에 지원
20년동안 보훈단체-개인에 84억 기부




6월 2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나라사랑 큰나무 장학금’ 수여식에서 이현옥 ㈜상훈유통 대표(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와 안중현 서울지방보훈청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이 장학금을 받은 국가유공자, 보훈자녀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상훈유통 제공

“한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아직도 국가유공자와 자녀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보훈 자녀들이 희망을 갖고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해야 나라가 건강해집니다.”

주한미군에 홍삼과 농산품 등을 납품하는 이현옥 ㈜상훈유통 대표(74)는 2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업을 이어가는 국가유공자와 보훈자녀 272명에게 ‘나라사랑 큰나무 장학금’ 2억 원을 전달했다. 이 대표는 2008년 서울지방보훈청에 국가유공자와 보훈자녀를 위한 장학금 설립을 제안해 나라사랑 큰나무 장학금을 만들었고 올해까지 1200여 명에게 8억5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 대표가 보훈 관련 기부를 시작한 것은 1994년. 이후 그가 보훈 관련 단체와 개인 등에게 기부한 금액은 총 84억 원에 달한다. 처음에는 500만 원 정도를 성금으로 냈으나 2000년대 들어 상훈유통이 자리를 잡으면서부터 점차 기부액수를 늘렸다. 지난해에만 국가유공단체와 보훈요양시설, 나라사랑 큰나무 장학금, 보훈 관련행사, 군부대 위문 등으로 10억 원을 내놓았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기탁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 연말이면 쌀 50가마니로 가래떡을 만들어 미군부대를 찾아간다. 가래떡을 받은 미군들은 이 대표를 ‘떡볶이 할아버지’라고 부른다.

이 대표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셨지만 정작 본인과 자녀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공부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례가 많아 안타까웠다”며 “제가 이분들을 돕는 것은 사회에서 얻은 수익을 환원하는 것일 뿐이며 여생이 다할 때까지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1968년부터 1년 반 동안 백마부대 부사관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5급)다. 전역한 뒤 원호처(현 국가보훈처)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에서 근무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