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경제구역내 외국인용 용지 빌려주자”기재부 “막대한 예산 필요깵 취지에도 안맞아”
1일 산업부와 기재부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U턴기업이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투자기업 전용 임대용지에 입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 투자기업은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충남,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등 6개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투자지역 산업 용지를 최대 50년간 임대할 수 있다. 임대료는 토지가액의 1%에 불과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U턴을 희망하는 기업들 중에는 해외 생산기지를 일부 축소하거나 그대로 두고 국내에 신규 투자하겠다는 곳이 많다”며 “하지만 공장용지 매입비용 등이 상당해 경제자유구역 임대용지를 제공해주면 U턴기업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또 U턴기업을 경제자유구역에 유치하면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이 부진한 일부 경제자유구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지정한 6곳의 경제자유구역이 지난해 유치한 외국인 투자액은 25억2000만 달러로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액(FDI)의 15.5% 수준. 하지만 이 중 80% 가량인 20억 달러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집중됐고 일부 경제자유구역은 투자유치실적이 한 건도 없을 정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산업부의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U턴기업에 임대용지를 제공하면 외국인 투자기업을 위해 임대용지를 더 마련해야 하는 만큼 막대한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내 임대용지를 국내 기업에 제공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 유치라는 당초 취지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좀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초 산업부는 이 같은 U턴기업 지원 대책을 11일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었지만 기재부의 반대로 이미 무산된 상황이다. U턴기업 지원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 전부터 기업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건 대표적인 정책. 특히 U턴기업에 대한 경제자유구역 개방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부터 추진해왔지만 부처간 이견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원책만 마련이 되면 국내로 복귀하겠다는 기업들의 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부처간 협의를 거쳐 계속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바로잡습니다]
◇2일자 B2면 ‘국내 U턴기업 지원방안 놓고 부처간 충돌’ 기사에서 최대 7년간 법인세 및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제조업 기업의 매출 기준은 3000억 달러가 아니라 3000만 달러이기에 바로잡습니다.